[기자수첩] 우는 이에만 떡 주는 방역당국

입력 2021.01.12 06:41

"기준이 뭔지를 모르겠어요. 여태까지 나온 방역수칙 중 기준·원칙·근거 뭐 하나 제대로 지켜진 게 없잖아요. 오죽하면 정부가 ‘우는 사람한테만 떡 하나 더 주는 기준을 정했다’는 말까지 나왔겠어요."

서울 강남구에서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는 A씨의 한숨 섞인 푸념이다. 정부가 최근 아동·청소년 대상 교습 목적으로 ‘일부 체육도장업종’에 운영을 허용했다가 ‘모든 실내체육시설’로 규제를 완화 하자 나온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1년 가까이 겪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기준 없는 방역수칙’을 내세운다는 지적이 잇따른 이유다.

정부는 그간 "3단계 상향조치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아야 한다"던 국내 전문가들 말에 귀 기울이기 보다는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갈팡질팡해왔다. 그 결과 국민은 혼란 속에서 머물 곳을 찾아다녔고, 자영업자들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정부 기준과 막대한 영업피해로 지쳐갔다.

일례로 정부는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를 실시하면서 실내체육시설을 대상으로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다. 다만 돌봄 공백을 우려해 4일부터는 태권도·검도·합기도·유도·우슈·권투·레슬링 등 7개 체육도장업종에는 학원과 동일한 조건으로 운영을 허용했다. 이에 체육도장업종과 운영 형태가 유사하지만 관련 업종으로 미신고된 업종 또는 체육도장업은 아니지만 아동·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줄넘기·축구 교실 등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업종에서 모든 업종으로 규제가 완화된 배경이다.

이번 아동 대상 실내체육시설 규제 완화 조치와 관련해 자영업자들은 "헬스장과 필라테스, 에어로빅, 골프연습장 등 성인이 주로 이용하는 실내체육시설에는 실효성 없는 대책이다"라며 "운영 조건 충족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국민은 형평성 없는 방역수칙에 혼란만 가중된다며 불평을 쏟아낸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형평성 없는 방역수칙 논란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식당과 카페 운영 조치가 대표적이다. 식당 취식은 허용하고, 카페는 불허하는 조치가 최근 몇 달간 이어지면서 카페 점주와 국민 불만은 폭주한다.

참다못한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정부의 방역규제를 완화를 촉구했다. 연합회는 "카페 업계가 원하는 것은 방역규제를 완화해 홀 영업을 할 수 있는 것 단 하나다"라며 일반 음식점과 카페 영업 제한 지침이 파별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식당과 카페 모두 취식하는 공간인 만큼, 동일한 운영 조치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방역수칙을 체계적으로 재정비해 오는 17일 이후부터 장기간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일부 시설의 영업을 허용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 보단 국민을 위해 결단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형평성 없는 대책으로 우는 사람에게 그제서야 떡 하나 더 주는 식의 기준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된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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