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업계 '비대면 바람' 타고 IPO 열풍 이을까

입력 2021.01.13 06:00

새해에도 기업공개(IPO)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새해부터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한데다가 해를 지나도 여전한 코로나19로 ‘비대면(Untact) 관련 사업에 기대감이 더욱 크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상장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의 기업은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하고 곧이어 상한가를 달성하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했다. 올해 상장을 준비하는 콘텐츠 기업이 공모주 열기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총 공모액은 전년 대비 65% 늘어난 7조80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4년 만에 최대 공모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다양한 콘텐츠 기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크래프톤, 모비릭스, 카카오페이지, 원스토어 로고 / 각 사 제공
유력한 ‘대어’ 크래프톤…업계 "기업가치 30조는 거품"

콘텐츠 기업 중 첫 타자는 크래프톤이다. 이 회사는 공모주 시장 열기를 이을 유력한 ‘대어’로 꼽힌다. 2분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는다. 김창한 대표 체제에서 스콜, 앤매스 등 실적이 부실한 계열사를 정리하거나 펍지주식회사와 그 자회사를 흡수합병해 통합 법인으로 첫발을 내딛기도 했다.

크래프톤의 비상장 주식은 12일 기준 38커뮤니케이션 등 장외주식 시장에서 180만원대에 거래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시가총액은 14~15조원 수준이다. 증권업계는 상장 이후 크래프톤의 기업가치가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국내 상장 게임 기업 중 시총이 가장 높은 엔씨소프트(20조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다만 게임 업계는 크래프톤의 예상 기업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배틀그라운드(배그, 2017년 출시) 흥행 신화를 잇는 차기작을 발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2년간 4차산업혁명위원회 1·2기 위원장으로 활약했던 장병규 의장이 2020년 초 회사에 복귀한 이후에도 상황은 여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현 상황을 볼 때 예상 시총이 엔씨를 뛰어넘는다는 분석은 다소 거품이 낀 것으로 본다"며 "회사는 최근 TGA에서 신작 소개 영상 2종을 동시에 공개하기도 했는데, 상장 전에 뭔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크래프톤은 개발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최신작 엘리온도 개발 과정에서 출시를 앞두고 이름이나 콘셉트를 갈아엎는 등 혼선을 보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페이지, 원천 IP 활용한 타장르 진출 ‘활발’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예능 등을 서비스하는 콘텐츠 기업 카카오페이지도 연내 IPO를 추진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를 최대 4조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카카오페이지는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에 강점이 있다. 지난해에는 이태원 클라쓰, 경이로운소문 등 카카오페이지의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다수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게임사와 협업도 꾸준하다. 카카오 계열사 내 카카오게임즈와 손잡고 세운 합작법인 애드페이지를 통해서는 카카오페이지 내 콘텐츠 IP를 활용한 스토리게임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업계서는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M과 합병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IP 확보, 콘텐츠 제작·유통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카카오페이지는 "정확한 상장 시기나 카카오M 합병 여부는 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웹툰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가 웹툰, 웹소설을 넘어 문화 콘텐츠 전반적인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다"며 "웹툰을 보며 음악을 함께 듣는 사람도 많아 시너지 효과를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착한 수수료’ 내세운 국산 앱마켓 원스토어 연내 상장
‘게임 내 광고’ 강점 모비릭스, 1월 상장

SK 자회사 원스토어는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에 한참이다. 원스토어 관계자에 따르면 앱마켓 거래액 중 게임 비중이 특히 높다. 원스토어는 2019년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비중 12.2%를 차지해 애플 앱스토어를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원스토어는 IPO를 위해 공동 주관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예상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해외 앱마켓과 경쟁하기 위해 꾸준히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친 결과 2018년 3분기부터 9분기 연속으로 거래액이 늘었다.

1월 상장을 목표로 삼은 모바일게임 개발·퍼블리싱 기업 모비릭스는 11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 상장에 따른 향후 성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임중수 모비릭스 대표는 모비릭스의 강점으로 ‘광고’를 뽑았다. 모비릭스는 게임 콘텐츠 내에 광고를 달고, 그 수수료를 받는 방식을 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초기에만 반짝’하는 사례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2020년 열풍을 일으켰던 카카오게임즈, 빅히트는 초기 주가가 높이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반절 수준까지 빠졌는데, 여전히 거품이 껴있다고 본다"며 "2021년에도 이와 마찬가지로 초창기 버블이 빠지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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