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홍콩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28)는 세계 6위다. 한때 세계 3위였으나, 세계단 내려앉았다. 아시아 금융 허브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홍콩에 최근 정치적 불안정성 우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와 중국, 한국 등은 홍콩을 누르고 세계 금융 허브가 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대체투자를 키운다. 중국은 상하이 등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개방 가속화에 힘쓴다.

한국 정부도 동북아시아의 금융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동북아 금융허브 로드맵’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2020년 5월 ‘제 5차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안(2020~2022)’을 수립했다.

구체적으로는 ▲핀테크 혁신, 자산운용시장 활성화 등을 통한 ‘금융산업 비교우위 분야 지원’ ▲금융데이터 활용도 제고, 금융규제 국제적합성 제고 등을 통한 ‘금융인프라 국제화’ ▲지역별 전략 수립, 금융중심지별 효과적 거버넌스 구축 등의 ‘금융중심지 지원 내실화’라는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아트파이낸스가 꽃피울 수 있는 인프라가 다져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인프라를 잘 구축해도 아트파이낸스 성공사례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앞서 한국에서 결성된 아트파이낸스의 실패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온다면, 과거의 실패를 고스란히 답습할 뿐이다.

아트파이낸스 전반에 걸친 과제를 체계적으로 연구·분석하는 전문기관의 교육 프로그램 수요가 늘어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는 아트파이낸스 전문기관의 교육 프로그램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예술 전문 교육기관인 소더비 인스티튜트(Sotheby’s Institute of Art), 크리스티 에듀케이션(Christie’s Education), 영국왕립미술아카데미(Royal Academy of Arts)가 대표적이다.

미국 콜럼비아 비즈니스 스쿨(Columbia Business School),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arvard Business School) 등에서도 정규 프로그램 및 단기 프로그램(세미나 등)을 마련, 아트파이낸스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이에 비해 한국 아트파이낸스 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아트파이낸스 교육이 이뤄진 적이 없었다. 아트파이낸스 관련 책도 2016년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출판한 ‘국내 미술금융 활성화 전략 및 활용방안(홍기훈 저)’이 유일하다.

단순 사례 비교 분석이 아닌 정량적인 분석기법을 활용한 아트파이낸스 관련 연구도 2019년 한국증권학회지에 게재된 ‘서예작품의 담보대출 적격성 분석(홍기훈·류원영·지민경)’이 유일하다.

최근 아트파이낸스그룹을 비롯, 예술금융 교육을 마련한 기관이 등장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동아시아예술문화연구소도 함께다. 정부와 학계, 기업 관계자 50여명을 모아 진행한 ‘예술, 금융과 만나다’ 세미나에서도 열띤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아트파이낸스는 세계에서 유망하다 인정 받았지만, 한국에서는 겨우 걸음마 단계 산업이다. 천문학적인 유동성이 모이는 산업이다. 서울을 아시아 예술 시장 허브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이다. 그리고 이를 현실로 만들 가장 현실적인, 효과적인 방법은 한국 아트파이낸스를 활성화할 교육이다.

과거 한국의 실패 사례와 세계 시장의 유행을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희망과 현실을 만들 아트파이낸스 인재들의 청출어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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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박사 취득 후 시드니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자문 활동 중이다.

박지혜는 아트파이낸스그룹(Art Finance Group) 대표다. 우베멘토 Art Finance 팀장 역임 후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참여 및 아트펀드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술시장과 경매회사(2020년 출간 예정)』 (공동집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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