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가 공들인 방송 활성화 방안 뜯어보니

입력 2021.01.13 16:12

중간광고·편성 규제 풀어 지상파 숨통 틔우기
OTT 지원방안도 포함

정부가 뉴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방송광고와 편성 규제를 손 본다. 중간광고를 전면 허용하고, 프로그램 편성 자율성을 제고하는 등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방송통신위원회 현판 / IT조선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해 방송시장의 낡은 규제를 혁신하고 미디어 생태계 전반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방송시장 활성화 정책방안’을 발표했다.

방통위는 우리 방송시장의 재도약과 새로운 활로 모색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초부터 전문가·관련 업계·시민 단체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방송 규제체계 혁신, 방송생태계 기반 확충,방송 시장 이용자 권익 강화를 위한 세부과제를 마련했다.

중간광고·분리편성광고(PCM)·편성제도 개선 등 방송시장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일부 광고 및 편성제도 정비과제들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함께 발표해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중간광고 허용에 쏠린 시선

방통위는 방송광고 규제를 개선한다. 열거된 광고 유형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 대신 금지되는 광고 유형만 규정하는 원칙허용·예외금지 원칙을 도입한다. 현행 방송광고 규제는 방송광고 유형을 7가지로 열거하고 있어 열거된 유형 외의 신유형 광고가 금지돼 있는데, 새로운 유형 방송광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필요한 경우에 금지하도록 규제체계를 전환하는 것이다.

광고유형 간소화, 결합판매 제도개선, 일 총량제 도입, 형식 규제 최소화, 방송광고 허용범위 확대 등을 추진하고, 신유형광고 법적 정의 및 통합방송광고 규제 체계도 마련한다.

그동안 지상파의 요청이 있었던 중간광고를 전면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방통위는 방송매체 간 광고총량, 가상·간접광고 시간 등의 차이를 해소한다. 시청권 보호 및 프로그램의 과도한 중단 방지를 위해 분리편성광고(PCM)와 중간광고에 대한 통합적용 기준 마련, 중간광고 허용원칙 신설, 고지의무 강화를 추진하고 시청자 영향평가도 실시한다.

편성규제도 재정립한다. 방송법 상 편성규제 원칙과 부문별 편성비율 규제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다. 편성 자율성 제고 및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오락 프로그램, 주된 방송분야, 1개국 수입물 편성규제를 완화하고,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에 대한 편성규제를 2025년까지 유예한다.

편성비율 산정기간을 기존 ‘월·분기·반기·연’에서 ‘반기·연’으로 통일해 규제를 간소화하고 탄력적인 편성 환경을 조성한다. 지역·중소 방송사를 지원해 매체간 균형발전과 미디어 다양성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된 방송광고 결합판매제도 및 미디어렙 체제(방송광고판매대행체제) 전반에 대해서도 재검토한다.

편성규제 개선 내용/ 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는 이번 활성화 방안의 큰 틀은 규제 체계를 바꾸는 것인데, 중간광고 허용에 여론의 시선이 쏠리는 것을 부담스러워다. 이번 방안을 발표하기 전에 언론과 유료방송 사업자들에 활성화 방안 내용을 미리 공개하는 등 비난 여론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시행령 개정안이 회의 안건으로 올라오면서 중간광고 문제로 귀결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비대칭 규제 해소는 방통위 시작부터 과제였으며, 현재 변화에 맞지않는 형식적 규제들을 해소하는 차원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 과정에서 시청권 보호 등에 대한 우려스러운 점을 보완해달라"고 사무처에 요청했다.

중간광고 전면 허용은 지상파에만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방통위 관계자는 "중간광고 전면 허용은 규제 합리화 방안 중 하나"라며 "이번 정책방안에는 네거티브 규제 원칙 도입, 일총량제, 방송광고 허용범위 확대, 형식규제 완화 등 전체 방송시장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방송광고 제도개선 사항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생태계 기반 확충하고 이용자 권익 강화

방송데이터 활용을 제고하기 위해 통합시청점유율을 도입한다. 미디어 데이터 협의체 등 운영(시청률 데이터 품질 인증 등)을 통해 민간데이터의 신뢰성을 제고하는 한편, 방송통계포털 편의성 제고(원시데이터 ‧자료통합기능 제공 등), 방송콘텐츠가치정보 분석시스템 고도화 및 방송통계포털과의 연계 등 방송분야 빅데이터 활용기반 조성도 추진한다.

방송 분야 종사자 표준계약서 활용을 제고하고, 방송사에 근로환경 개선 의무 법제화 등 제도개선에 나선다. 유료방송사와 콘텐츠사업자 간 ‘선계약 후공급’ 정착을 유도하고, 원활한 콘텐츠 사용료 협의를 위해 전문가 협의회를 운영한다. 거대 유료방송 및 방송채널거래시장의 불공정행위 조사 등도 강화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진행 중인 모습 / 방통위
유료방송 플랫폼(SO·위성·IPTV)의 금지행위 위반 여부 조사 시 해당 사업장 등에 출입·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도입하고,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 거래와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는 금지행위를 신설하는 등 사후규제 법제 정비에 나선다.

사적 계약 영역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방통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당사자 간 협의에 의한 자율적 계약사항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사업자 간 협상력 차이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는 공정한 경쟁 또는 다양한 채널 시청권 확보 차원에서 점검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선계약 후공급' 정착과 콘텐츠 사용료 협의 등의 방안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통위가 사업자 간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하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엔 당근과 채찍

5기 방통위 정책과제 발표 이후 OTT를 포함하는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 법제정과, 방발기금 징수 대상 확대 등의 내용을 두고 OTT 업계의 반발이 컸다. 정부가 이제 시작하는 OTT를 규제의 틀에 넣으려 한다는 비난이 나오자, 방통위는 이번 활성화 방안에서 OTT 사업자들의 지원 방안을 담았다.

방통위는 OTT 해외시장 실태분석, 홍보플랫폼 구축, OTT 사업자 애로 해소 및 고품질 드라마 제작비·OTT 콘텐츠 간접광고비 지원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합 방송광고 법제화, 경쟁상황평가에 OTT 포함 등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의무가 생길 여지가 있는 내용들도 포함해 있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규제나 편성규제 개선은 사실상 지상파의 규제를 풀어주는 내용들이 많다"며 "이전부터 추진했음에도 여러 정치적 이슈나, 반발 여론 등으로 인해 추진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많은데, 다 실현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향후 추진과정에서 광고‧편성 규제개선은 지상파·유료방송사와 지속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개선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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