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 CES] 삼성·LG, 딱 '30분' 위한 4개월…촬영지는 국내

입력 2021.01.14 06:00

삼성전자, 주요 영상 국내서 촬영
화제의 개·고양이는 승현준 사장 반려동물
LG전자, 국내외 촬영 후 편집
가상인간 김래아 제작에 ‘한달’ 소요

30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 2021에서 세계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일상을 선보인 시간이다. 누군가에겐 ‘고작’ 30분에 불과하지만, 양사가 30분으로 발표를 압축하기 위해 투자한 시간은 4개월 이상이다. 완벽한 영상을 만들기 위한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은 CES 2021 프레스 컨퍼런스를 성공적으로 치른 밑바탕이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3대 전자·IT 전시회인 CES·MWC·IFA에 오랫 동안 참가한 경험을 통해 잔뼈가 굵다. 오랜 기간 학습을 통해 미디어와 바이어, 소비자가 어떤 장면에 반응을 하는지 분석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변수가 생겼다. CES 주최 기관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CES 2021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IT 기기와 가전 등 신제품의 특징과 사용성을 온라인으로 구현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발표회 현장에는 기대감을 돋우는 참관객의 환호나 박수 따위는 없다. 그럼에도 오프라인 행사 대비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듣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오직 영상만으로 소비자에게 최대한의 직관적 경험을 선사하고, 임팩트 있는 장면을 연출해야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CES 2021 첫날 프레스 컨퍼런스는 1시간 간격을 두고 열렸다.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영상 제작 과정에 가해지는 압박은 여느 신제품 런칭행사와 비교해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수밖에 없었다.

승현준 사장이 프레스 콘퍼런스 진행 중 삼성봇 핸디에 물컵을 건네받으려 하는 모습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프레스 컨퍼런스 시간에 모두 사전 준비한 녹화 영상을 내보냈다. 안정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판단이었고, 매끄러운 영상 편집에 더욱 시간을 들였다. 일부 관계자가 실시간으로 카메라 앞에 등장하는 ‘갤럭시 언팩’과는 다른 여정이었다.

연사로 나선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과 국내 직원은 국내 모처의 스튜디오에서 사전 녹화를 했다. 이들은 해외 출장 없이 같은 장소에서 몇시간 동안 장면을 담았다.

영상에 등장한 개와 고양이는 승 소장이 실제로 키우는 반려동물이다. ‘삼성 제트봇 AI’와 ‘삼성봇 핸디’가 청소와 테이블 정리를 할 수 있도록 미리 집안을 엉망으로 만드는 역할에 충실했다.

해외에 있는 직원은 예외적으로 해외에서 자체 영상을 제작했다. 제작 영상을 국내로 보내오면, 편집팀이 이를 정리해 완성본을 만들었다.

김진홍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이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 LG전자
LG전자는 CES 2021 행사가 열리기 4개월 전인 2020년 9월부터 준비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국내외에서 따로 영상을 만든 후 편집본을 완성했다.

영상에 등장한 권봉석 LG전자 사장과 김진홍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은 국내 스튜디오에서, 페기 앙 미국법인 마케팅담당과 사무엘 장 북미이노베이션센터 상무 등은 미국 현지에서 영상 촬영에 참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영상분을 만들 때 10시간쯤 걸렸다"며 "영상으로 우리의 신기술과 미래 비전을 모두 알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만족할 만한 작품이 나올 때까지 촬영을 하느라 시간이 꽤 필요했다"고 말했다.

인간과 같은 아이덴티티를 부여해 관심을 끈 가상인간 ‘김래아’ 영상을 만드는 작업에도 한달쯤의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다는 말이다. LG전자의 수고 덕에 김래아는 프레스 컨퍼런스 영상에서 특정 공간에 방역 작업을 하는 LG 클로이 살균봇, 2021년형 LG 그램, OLED 패널을 적용한 LG 울트라파인 올레드 프로 등을 매끄럽게 소개할 수 있었다.

장시간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인 만큼 투입 예산에 대한 공금증도 있는데, 양사는 구체적 예산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개최된 CES 2021 특성상 평소 사용하던 비용 중 상당 부분 규모를 절약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이 CES에 한번 참여할 때마다 드는 비용은 300억~4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비용으로는 부스 구축비와 임직원 체류비, 항공료, 숙박비 등이 포함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CES는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된 만큼,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여한 기업은 주최측이 배정한 30분을 얼마나 풍성하게 채우냐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며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답게 하나의 영상에 비즈니스 전략을 잘 압축해 선보였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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