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ICT 트렌드를 가늠하는 CES 2021에서 AI,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디지털 헬스케어 등 분야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5G는 ICT 산업을 관통하는 기반 신경망인 만큼, 신축년은 5G와 이종산업간 융합이 본격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 / CES 영상 갈무리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 / CES 영상 갈무리
최근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가 발표한 5G 통계 자료를 보면, 2020년 12월 말 기준 전 세계 59개 국가 140개 사업자가 5G를 상용화했다. 2019년 4월만 해도 한국과 미국만 5G를 상용화했었는데, 이후 상용화 국가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은 5G를 상용화한 이통사들이 커버리지 확대와 B2C 서비스에 집중하는 시기였다면, 2021년은 상용화 이후 시행착오 과정에서 겪은 데이터를 활용하고 더욱 적극적인 비즈니스모델(BM)을 발굴해 나가는 시기다. 국내 이통3사는 2021년 28㎓ 5G 상용화를 비롯해 B2B 수익 모델 확보를 주목표로 삼았다.

CES에서 엿본 5G 융합사례

CES 온라인 사이트에서 참가업체 디렉토리 화면에서 5G를 검색하며 관련성 있는 전시 검색결과가 232건 나온다. 여기에는 통신 관련 기업뿐 아니라 BMW, 렉탄(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업체와 헥사곤(센서), 4S 매퍼(공간정보 분석)등 스마트시티 관련 업체도 포함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CES 2021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일본 NTT와 캐나다 텔러스 등 해외 이통사는 별도 전시관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전시에 참가한 통신기업들은 네트워크 자체 홍보가 아닌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융합 기술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귀에 장착할 수 있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NTT 쇼케이스 영상 갈무리
귀에 장착할 수 있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NTT 쇼케이스 영상 갈무리
NTT와 텔러스의 전시관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영상의 주제는 ‘헬스케어'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치매환자의 삶을 개선하는 사례가 나온다. 한 여성의 귀에 꽂혀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신체활동을 돕는다는 내용이다.

CES 2021에서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는 5G의 다양한 적용사례를 소개했다. 스마트시티 드론 관제에 5G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에서는 UPS 등 드론업체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이동통신 동향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 세션에 참가한 사업자들은 5G의 다양한 활용을 위해 다른 사업자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드류 블랙카드 삼성전자 제품관리 부사장은 "5G는 저지연, 빠른 속도 등의 특성으로 4G보다 더 나은 경험을 소비자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며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에서 풀HD 화상채팅을 즐기고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며, 이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가능했다"고 말했다.

5G 융합의 시대 정부의 역할은?

5G는 헬스케어, 자율주행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과 융합해 쓸 수 있다. 가장 빨리 실현 가능한 융합 사례로는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시티 등이 꼽힌다.

스마트시티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스마트시티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한국 정부는 조만간 5G+전략위원회를 열고 5G 융합산업 활성화 지원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위원회 회의 전 융합산업 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안건을 조정 중이다.

정부는 2021년 디지털뉴딜에 12조7000억원을 투자하는데, 그 영향으로 5G 융합산업 활성화 지원금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5G(네트워크슬라이싱)를 망 중립성 예외로 인정했는데, 업계에서는 5G 기반 사물인터넷(IoT) 시장 진화에 큰 기대감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5G 융합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 시범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5G 포럼에서 활동 중인 홍인기 경희대 교수(전자공학과)는 "원격의료나 자율주행은 먼 미래의 얘기일 수 있지만, 스마트팩토리는 가장 빨리 적용할 수 있는 5G 융합 사례다"며 "하지만 현장에서는 5G망을 도입했을 때 끊김없이 공장 생산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많다 보니 도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땐 정부가 나서서 시범사례를 많이 발굴해주고, 데이터를 많이 쌓아줘야 한다"며 "시범 사업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통합한 데이터를 민간에 오픈한다면 B2B 산업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