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피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를 올해 4억개 제품에 탑재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자사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제품뿐 아니라 타사 제품까지 대상이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청루 화웨이 소비자 비즈니스 그룹 소프트웨어 부문 총재가 12일 열린 한 포럼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로고 / IT조선 DB
화웨이 로고 / IT조선 DB
왕 총재는 해당 포럼에서 연내 2억개 이상의 화웨이 제품과 1억개 이상의 타사 제품에 자체 개발한 하모니OS(중국명: 훙멍OS)를 탑재할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연말에는 하모니OS를 탑재한 기기가 3억~4억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또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자체 OS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 제재가 시작되기 전인 2016년 5월부터 개발에 착수했다는 설명도 더했다. 그는 하모니OS 목표가 IoT 기기를 연결하는 데 있다며 "하모니OS는 안드로이드(구글 소프트웨어 OS)나 iOS(애플 소프트웨어 OS)의 복제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모니OS는 화웨이가 지난해 8월 자체 개발해 선보인 오픈소스 기반 OS다. 마이크로 커널 기반으로 개발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스마트워치, TV, 자동차 등의 제품군에 적용될 수 있다. 화웨이는 하모니OS 1.0 버전을 개발해 자사 TV에 탑재한 바 있으며, 지난달에는 자사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정식 버전 시험판인 2.0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모바일 업계는 화웨이가 하모니OS를 개발하게 된 배경으로 미국 제재를 꼽았다. 2019년부터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의 미국 공급망을 단계적으로 막으면서 부품과 서비스 조달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인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역시 탑재할 수 없게 되자 화웨이가 택한 대안이 하모니OS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가 심화하자 지난해 11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를 매각하기도 했다.

모바일 업계는 하모니OS 2.0 버전이 탑재된 화웨이 스마트폰이 연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 기종은 화웨이 플래그십 모델인 P50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