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부터 중증까지…가닥 잡힌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입력 2021.01.15 06:00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들이 성과를 속속 드러낸다. 치료제별로 경증부터 중증까지 치료 대상이 명확해지면서 의료현장 적용이 가시화된다. 세계적으로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가 K방역의 위상을 이어받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를 누그러 뜨리는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종근당, 대웅제약, GC녹십자 등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가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아이클릭아트
경증~중등증 대상 셀트리온 ‘렉키로나주’

국산 1호 치료제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다. 최근 긍정적인 임상2상 결과를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는 렉키로나주의 임상시험 검증에 나섰다. 오는 17일 임상 결과를 검증하고 자문하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회의를 개최하고 그 결과를 18일 공개한다. 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는 다음달쯤 출시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는 경증과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2상 결과, 환자 회복 기간을 8.8일(위약군)에서 5.4일로 약 3.4일 단축했다. 중증으로의 악화 가능성도 낮췄다. 특히 렉키로나주 투여를 통해 50세 이상의 중등증 환자가 회복세를 보이기까지 걸린 시간은 위약군 대비 5~6일 이상 단축됐다.

종근당 ‘나파벨탄’ 중증환자에 효과

종근당의 코로나19 치료제도 순항한다. 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중인 ‘나파벨탄’은 최근 고위험군 환자에서 표준 치료군과 비교해 약 2.9배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다.

종근당은 중증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러시아 임상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고위험군 환자는 61.1%의 증상 개선율이 확인됐으며 전체 임상기간(28일) 동안 증상 개선율은 94.4%를 보였다. 회복에 도달하는 기간도 10일로 단축됐다. 특히 질병의 진전으로 인한 사망사례는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종근당은 러시아 임상2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내 식약처에 임상3상 승인을 신청한다. 국내외 대규모 환자군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또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조건부 허가도 신청할 예정이다.

대웅제약 ‘호이스타정’ 경증환자서 효과 기대

대웅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중인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은 이미 국내 임상3상에 돌입했다. 경증 환자에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치료제에 기대감이 높다.

류왕식 전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 겸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교수는 앞서 한 행사에서 대웅제약 치료제를 가리키며 "경구약물로 개발되는 해당 치료제는 경증환자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박현진 대웅제약 개발본부장도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호이스타정은 고위험군 환자들에게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며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려고 한다"고 했다.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의 임상2a상 결과에 대한 최종 분석을 마치는대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대웅제약은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물 모델 시험에서 바이러스 제거 효과를 입증하면서 정부 지원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2월쯤 임상2상 개시를 목표하고 있다.

중증 환자에 희망 GC녹십자 혈장치료제

중증환자 치료 목적의 혈장치료제를 개발중인 GC녹십자는 최근 국내 임상2상 환자 등록과 투약을 마쳤다. 현재 관련 데이터를 도출 중이다. 3월까지 최종 임상 결과를 내고 4월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지차 혈장에서 면역원성을 가진 항체를 분리해 만든다. 해외에서는 임상 1·2상을 모두 면제받을 정도로 안전성이 확보된 방식이다.

GC녹십자 치료제는 이미 의료 현장에서 일부 중증 환자들에게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거쳐 처방된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받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식약처 제도다. GC녹십자 혈장치료제는 지난해 10월부터 1월 14일까지 식약처로부터 총 30건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획득했다.

효과도 긍정적이다. 앞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와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 투약에도 차도가 없던 70대 코로나19 환자는 혈장치료제 투여 후 완치됐다. 당시 회사 측은 "혈장치료제 투여 후 해당 환자의 체온은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고, 약 20여일간 치료를 거쳐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