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AI·SW 핵심인재 양성 마중물은 기초 학문

입력 2021.01.19 06:00

정부가 올해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분야 핵심인재 양성에 2626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보다 300억원을 늘려 AI 대학원·SW 중심대학·SW 마이스터고를 추가 선정한다. 이를 통해 미래 핵심인재 10만명을 양성한다. 대학가에서는 이같은 예산 확대 편성에 앞서 시급한 선결 과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실한 ‘기초 교육’에 관한 문제다.

실제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를 적용한다. 확률, 통계 등 기초수학은 선택과목이 됐다. 2018년부터 교육부가 추진한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문·이과 통합 정책의 일환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초 수학을 충분히 학습하지 못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신입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공학 전공 신입생이라고 해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교수들은 해당 학생들에게 기초 수학을 다시 가르쳐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기초 수학은 AI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SW를 설계하는 데 있어 필수 과목이다. 교수들 사이에서는 융합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지, 경계를 허물고 하나가 되어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확대 편성된 예산을 바탕으로 전문인재 배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대학에서 기초수학을 강의하고 있는 상황은 개선해야 한다. 혁신적인 AI·SW 개발을 위한 실험과제를 수행하고 산업과 연계한 실무경험 체득에 분주해야 할 대학 시절을 이미 배우고 왔어야 할 기초 교육 학습에 투자한다면, 전문인재 배출은 그만큼 더뎌질 뿐이다.

기초학문 만큼은 쇄신 대상이 아니다. 튼튼한 뿌리 없이는 AI·SW 분야 전문인재가 나올 수 없다. 다른 분야를 응용하고 융합할 수 있는 시야는 기초를 바탕으로 한 전문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막대한 예산을 편성해도 이같은 뿌리는 시기와 때를 놓치면 형성하기 어렵다.

AI·SW 핵심인재 10만 양성의 마중물은 기초 학문이 돼야 한다. 정책 입안자는 지금이라도 현장 교육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확대 편성된 예산이 인재 배출을 위한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뿌리를 강화해야 한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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