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소셜미디어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자사 게임의 패치 내역이나 이벤트 등을 알리는 정보 전달 수단으로만 활용했던 반면 최근에는 형식과 출연자 등을 다변화하면서 이용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지식재산권(IP) 확장은 물론 자사 게임을 이용자에게 더 친근하게 소개해 유입을 늘리는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업계는 자사 SNS에 게임 캐릭터와 유명 아이돌 그룹, 회사 직원 등이 등장해 채널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용감한쿠키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모습 / 인스타그램
용감한쿠키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모습 / 인스타그램
데브시스터즈, 게임 캐릭터인 ‘쿠키’가 소셜미디어 채널 직접 운영

데브시스터즈는 소셜미디어 채널을 가장 적극 활용하는 게임사 중 하나로 꼽힌다. 14일에는 게임 캐릭터인 ‘용감한쿠키’와 ‘치즈케이크맛쿠키’의 개인 인스타그램, 트위터 계정을 오픈하고 팬심 공략에 나섰다.

새 채널의 콘텐츠는 용감한쿠키와 치즈케이크맛쿠키가 직접 계정을 운영하며 쿠키들의 일상 이야기를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삽화에 더해 웹툰 스타일의 짧은 만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해당 콘텐츠는 게임 내에는 쓰인 적 없는 별개의 삽화와 이야기로, 게임에서는 즐길 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사람과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쿠키의 모습을 통해 각 캐릭터의 다양한 매력을 알리고 싶어 채널을 개설했다"며 "그간 쿠키런 IP의 세계관, 캐릭터, 관계성을 게임 밖 일상과 접목하고, 캐릭터를 직접 소셜미디어 운영 주체로 발탁하면서 이용자와 소통하는 일이 더 활발하게 이뤄지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시도를 통해 쿠키런 IP의 영향력과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IP 콘텐츠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넥슨, BTS 섭외 콘텐츠 제작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게임 소셜미디어 채널에 등장하기도 했다. 넥슨은 2020년말 자사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주제로 BTS가 출연하는 3부작 홍보 영상 ‘메이플스토리 X BTS’를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BTS 멤버가 메이플스토리를 즐겨본 추억을 나누고, 게임에 등장할 ‘모자’ 아이템을 손수 디자인하는 모습을 담았다. 1·2·3편과 미리보기 영상의 세계 누적 조회수는 888만회에 달한다. 넥슨은 영상 BTS가 만든 게임 아이템에 더해 BTS의 응원봉 ‘아미밤’, 인기곡 ‘블랙 스완’ 등을 주제로 만든 의상 아이템을 세계에 기간 한정으로 동시 출시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게임사 직원이 영상 창작자로 ‘깜짝 변신’

게임사 직원이 이용자와 소통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채널을 개설하는 경우도 나온다. 데브시스터즈의 커뮤니티 매니저인 ‘CM믹맥’은 직접 영상을 기획하고 출현한다. 그는 특히 외국인이 한국회사에서 근무하며 한국 게임사 유튜브의 ‘얼굴’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흔치 않기 때문이다.

CM믹맥은 보통 영어로 콘텐츠를 진행한다. 회사는 이 영상에 쿠키런 서비스 지역의 언어 자막을 달아 세계에 공개하는데, 2020년 9월 기준으로 세계 채널 누적 구독자 수는 33만명을 넘겼다.

넥슨이 운영하는 ‘넥넥’ 유튜브 채널은 자사 홍보팀 직원이 총출동해 다양한 웹예능 콘텐츠를 선보인다. 펄어비스는 웹 디자이너로 일하던 직원을 영상 창작자 ‘모영순(가명, 모험가님들이 내 마음속 0순위의 줄임말)으로 발탁했다. 최근에는 개인방송 스타일의 새 포맷을 도입해 매주 목요일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넥넥 채널 기획자 겸 출연자인 조금래 넥슨 PD는 "넥슨 게임을 소재로, 이용자가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다"며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하면서 넥넥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넥슨 대표 유튜브 채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향후에도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이색 콘텐츠를 기획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천재니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서비스팀 담당자는 "게임 유튜브 채널은 최근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이용자와 소통하는 창구로 자리 잡았다"며 "많은 이용자가 유튜브를 통해 게임을 친근하게 느끼고 정보를 얻어 게임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