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투법 시행 5개월, P2P 기업 줄폐업 위기

입력 2021.01.20 06:00

P2P기업 237개→200개 이하로 줄어
영세 업체들 코로나19에 연체율 늘어 줄줄이 폐업 위기
투자자 피해도 불가피

온투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 후 P2P 금융업체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일부 소수 기업이 금융당국에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며 제도권 편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다수가 조건에 충족하지 못해 폐업 위기에 처해있다. 관련 업계는 옥석 가리기로 시장의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투자자 피해와 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이클릭아트
19일 금융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P2P 업체 한 곳이 이달 내 금융위원회에 P2P 금융업 등록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하루 전인 18일에는 와이펀드, 윙크스톤 등이 P2P금융업 등록 신청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신청서를 낸 8퍼센트, 렌딧, 피플펀드를 포함, 등록 신청 기업은 총 6곳이 될 전망이다.

이들이 P2P 금융업 등록을 서두르는 이유는 온투법 때문이다. 온투법은 P2P 금융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킨 법으로 지난해 8월 시행됐다. 이 법에 따라 P2P금융업체는 오는 8월까지 정식 등록을 마쳐야 한다. 정식 등록을 마치지 않은 업체는 더 이상 영업이 불가능하다. 등록을 위해서는 자본금 5억원 이상과 인적·물적 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

문제는 이 규정을 맞출 수 있는 P2P 업체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금감원과 사전 면담을 진행한 12개 기업 중 단 3곳만 신청서를 낸 이유다. 당시 9곳은 금융당국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업계는 등록 신청 업체가 10여곳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고 예측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엄격한 심사 기준 탓에 현재 심사 진행 중인 업체는 총 200여개 중 5곳에 불과하다"며 "금융당국의 인사일정과 겹치면서 지연될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깐깐한 심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사기·횡령 사건 등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례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팝펀딩소셜대부를 무허가 채권추심업으로 보고 제재했다. 여기에 최근 P2P업체 6곳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받았다. 법정최고금리(연 24%)를 초과한 이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향후 3년간 P2P 업체 등록이 불가능하다.

제도권에 들지 못한 업체는 폐업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실제 금융당국이 P2P업체를 대상으로 1차 전수조사를 진행할 당시 총 237곳으로 집계됐지만 현재 남아 있는 업체는 200곳 이하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영세한 업체가 많은 데다 코로나19로 연체율까지 늘면서 문을 닫는 업체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는 온투법으로 인해 P2P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옥석 가리기’를 통해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할 수 있다는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금융 신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투자자도 보호할 수 있다는 기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온투업은 일종의 자격증 제도다"라며 "대부업과 온투업 업체를 구분함으로써 시장 자정 작용을 일으키는 동시에 개별 업체는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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