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통 기업 이베이가 한국 온라인 유통기업 이베이코리아 매각 등 관련 절차에 돌입한다. 몸값은 5조원 규모며, 롯데와 신세계 등이 인수 참여 후보로 거론된다.

이베이는 19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전략적 대안을 평가·검토하는 절차를 시작했다"며 "주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 사업 성장 기회를 창출하는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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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매체 블룸버그는 이베이가 한국 사업 매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제이미 이아논 이베이 CEO가 더딘 성장을 빌미로 행동주의 투자자들로부터 압박을 받아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베이는 2020년 티켓 거래 사이트 스텝허브를 40억5000만달러(4조7648억원)에 매각했는데, 이 역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력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성적표를 보면 이베이의 매각 결정을 의아하게 볼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2005년부터 15년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으며, 2019년에는 매출 1조954억원으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연간 매출은 이베이 전체 매출 중 11%에 달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 빠르게 e커머스 시장을 장악 중이고, 네이버도 온라인 쇼핑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치열한 경쟁 상황 여파로 이베이가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베이 본사가 책정한 이베이코리아 매각 대금은 5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자로는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 기업이 거론된다. 롯데온과 SSG닷컴으로 e커머스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 입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국내 e커머스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한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일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전에 알지 못했고 발표에 대한 별다른 입장도 없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