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우리 삶을 바꿀 10대 기술] ⑥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입력 2021.01.21 06:00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삶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언택트 산업이 단번에 시장 메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변화의 흐름은 올해도 이어진다. 백신이 등장했지만 팬데믹이 몰고 온 변화는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변화의 흐름을 잘 타면 기업에는 도약의 기회가 된다. IT조선은 올 한 해 우리 산업계 변화를 이끌 10대 기술을 찾아, 매주 월·목 2회씩 5주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혁신이 요구되는 가운데 ‘화폐’ 분야에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물리적 명목화폐에서 디지털 기술 기반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의견도 속속 나오면서 세계 각국의 CBDC 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는 중앙은행이 분산 원장 기술을 활용해 전자 형태로 발행하는 화폐를 말한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민간 가상자산과 달리 가격 변동이 없다.

페이스북과 텔레그램 등 글로벌 SNS 기업의 자체 가상자산 개발 소식에 등 떠 밀리듯 CBDC 연구에 나섰던 세계 중앙은행은 이제 연구 단계를 벗어나고 있다. 앞으로는 CBDC 발행시 나올 수 있는 법적·경제적 위험 등을 커버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닦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픽사베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로 美·中 신경전 고조

올해 CBDC와 관련해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다. CBDC로 달러 패권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자 미국은 ‘디지털 달러’ 연구 등으로 받아치는 모양새다. 양국간 ‘신(新)통화 패권’ 전쟁 막이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에 앞서 디지털위안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광둥성 선전시에서 시민 10만명을 대상으로 디지털위안 공개 실험에 나섰다. 선전시는 추첨을 통해 총 2000만위안(약 33억5000만원) 규모의 법정 디지털화폐를 시민에게 나눠줬다. 선전시와 인민은행 등은 시내 1만여개 지정 상업시설에서 디지털위안의 활용도 등을 확인한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 활용 범위를 자국뿐 아니라 국경 넘어까지로 확대 중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홍콩의 실질적 중앙은행인 홍콩금융관리국(HKMA)과 디지털 위안 사용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내수 시장 활성화뿐 아니라 국가간 결제까지 선점해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화를 이뤄내겠다는 심산이다.

디지털 달러화를 검토하는 미국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최근 ‘미국 은행과 금융기관 등이 달러화와 1: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인프라로 활용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해석서를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은행은 스테이블 코인을 정식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직접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도 할 수 있게 됐다. 폐쇄적인 형태로 CBDC 개발에 나선 중국과 달리 민간을 통해 달러화 체재를 유지하면서 CBDC 활용을 장려하려는 노림수다.

韓 시험 유통 착수…발행에는 선 긋기

지난해만 해도 CBDC에 신중히 접근했던 한국은행은 올해 시험 유통에 나선다. 한국은행이 발행과 환수를 맡고, 유통은 민간이 담당하는 실제 현금 유통 방식의 CBDC 체제가 가동된다. 여기서 한국은행은 CBDC 시스템의 정상 동작 여부를 확인한다.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발행 여부를 확정지을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CBDC의 섣부른 발행은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급결제서비스 시장이 잘 발달돼 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내 CBDC 발행 필요성이 높지 않다"면서도 "워낙 지급결제환경이 빨리 바뀌고, 그에 따라 CBDC 발행 필요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 연구는 본격화했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입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도입에 앞서 제도적으로 보완할 문제가 무엇인지, 업무 프로세스는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등 외부 컨설팅을 진행했다"며 "올해는 가상환경에서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해 성능과 안전성 문제를 테스트한다"고 말했다. 이어 "CBDC 연구는 주요국보다 속도를 빨리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연구는 주요국과 공유키로 했고, 앞으로도 공동연구에는 적극 참여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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