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참여제한 공공 데스크톱 시장 축소
노트북은 참여 중기 적어 적용 대상 안돼

중소업체는 공공 부문 데스크톱과 일체형 PC 공급 시장을 독식하지만, 노트북 분야는 대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공공부문 노트북 수요가 예전보다 급증했는데, 중소업체들은 노트북 분야 역시 중소업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데스크톱 등 PC 분야를 양보한 상황에서 노트북 분야까지 중소기업에 모두 내어줄 경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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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조달청에 따르면, 2020년 노트북 공급자의 계약 규모는 2957억원9500만원이다. 2019년 969억원55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데스크톱PC 계약 규모는 지난해 4804억원6400만원으로 2019년 4893억원4100만원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전체 규모를 놓고 보면 노트북의 조달 규모가 데스크톱PC의 62% 수준이다.

공공기관이 이용하는 PC는 중소업체가 만든 데스크톱과 일체형 PC여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의 데스크톱과 일체형PC를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트북은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에서 제외돼 있어 대기업도 공급에 참여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만든 노트북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려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나는 노트북을 직접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10개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공 납품 실적이 1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조달컴퓨터협회에 따르면 노트북을 직접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현재 4곳에 불과하다. 납품 실적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노트북을 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소업체들은 공공분야 노트북 시장이 커질 경우 대기업과 경쟁해 납품 계약을 따내야 하는 상황이다.

중소 PC업체 관계자는 "일체형PC와 데스크톱을 공공 분야에 공급하려면 망분리 환경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 납품해야 하는데, 여기에 이미 많은 투자를 한 상황이다"라며 "노트북을 개발하려면 연구팀과 사후관리팀을 꾸려야 하고 추가 투자도 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김동수 정부조달컴퓨터협회장은 "중소기업도 노트북을 포함한 신규 아이템 발굴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기업 측은 데스크톱과 일체형PC에 이어 노트북까지 중소기업에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PC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공공부문 데스크톱과 일체형PC는 중소기업만 납품할 수 있는 상황이다"며 "추가로 노트북까지 중소기업 보호 상품으로 한다면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노트북 분야에서는) 공정한 경쟁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