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사, 구조조정으로 갈등 심화

입력 2021.01.22 17:47

르노삼성자동차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동반한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하자 노조측이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 내 생산량 감소가 그룹 차원의 결정에 따른 결과다. 르노삼성 노조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라인 전경 / 르노삼성자동차
22일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희망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라"며 "르노삼성차 모든 노동자는 마스크까지 쓰며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했고 2212억원이라는 성과를 창출했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투쟁에서 승리하고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을 무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르노삼성 ‘서바이벌 플랜'에는 ▲내수 수익성 강화 ▲XM3 유럽 수출 안정화 ▲임원 40% 감축 및 20% 임금삭감 ▲전 임직원 대상 희망퇴직 시행 등 내용이 담겼다.

희망퇴직에는 정규직 임직원 전체가 대상(2019년 3월 1일 이후 입사자 제외)이며, 접수 마감일은 2월 26일까지다. 희망퇴직자는 평균 1억8000만원 상당의 금액적 보상을 받는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인력조정은 당초 사측이 ‘절대 없을 것'으로 못 박은 사안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7일 40%에 달하는 임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는데, 당시 사측으로부터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는 것이 노조측 설명이다.

르노삼성 노조 성명문 /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 홈페이지 갈무리
르노삼성은 2020년 11만6166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전년 대비 334.5% 감소한 수치로, 2004년 이후 16년만에 최저치다. 회사는 2012년 이후 8년만에 적자(영업이익 기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큰 요인은 수출물량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2014~2020년 닛산 로그의 북미 수출물량을 생산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로그 생산이 종료되면서 수출물량이 전년 대비 80% 가까이 떨어졌다. 2020년 르노삼성 수출물량은 77.7% 뒷걸음질친 2만227대에 머물렀다.

르노삼성의 수출 부문은 노사문제와 직결돼있다.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의 생산성 악화의 요인으로 노사갈등을 꼽는다. 르노삼성 노조는 르노그룹 내에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경쟁력은 높은 수준이며, 오히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정상 가동을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르노 그룹이 2023년까지 영업이익 3%를 달성한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는데, 르노삼성은 2015~2019년 평균 영업이익률 6%를 기록했음에도 1년만에 강도높은 인력감축을 조합원이 감내하는 건 무리라며 노조측은 강하게 비판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르노삼성 노사 양측이 신속히 갈등을 봉합하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르노삼성은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2020년도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여기서 오는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하지 못하면 부산공장 경쟁력을 르노 본사에 입증하기 어렵고, 이는 한국 사업장에 대한 압박이 더 강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노사 안정화 여부는 부품사의 경영 상황에 직결돼있는만큼 부품업계 전체가 르노삼성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회복세에 접어든 국내 자동차 산업계의 활력이 이어지도록 (르노삼성 노사문제가) 하루 빨리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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