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에는 문학·과학·사회·상식 등 다양한 분야의 숨은 지식이 있다. 잘 뜯어보면 공부할 만한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오시영의 겜쓸신잡(게임에서 알게된 쓸데없지만 알아두면 신기한 느낌이 드는 잡동사니 지식)은 게임 속 알아두면 쓸데없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한 잡지식을 소개하고,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너다. [편집자 주]
# 1월 21일 넥슨 PC게임 ‘메이플스토리’ 공지사항에는 뜬금없는 ‘Rh+ AB형 혈액을 구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운영팀이 이용자 커뮤니티의 한 사연을 공유해준 것이다. 요약하자면 한 이용자의 누나가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진료를 받아보니 백혈병(급성혈액암)이었다. 갑작스럽고 급한 마음에 AB형 혈액을 구하게 글을 커뮤니티에 올렸고 넥슨은 많은 이들이 이를 볼 수 있게 공지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연을 접한 이용자들이 앞다퉈 헌혈에 참여했고 혈액은 삽시간에 필요한 만큼 모을 수 있었다.
헌혈은 혈액 성분 중 한 가지 이상이 부족해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받는 사람을 위해 건강한 사람이 자신의 혈액을 기증하는 행위다. 조건은 자유의사에 따라 아무 대가 없이 이뤄져야 한다.
혈액은 뼈 안에 있는 유연한 조직인 ‘골수’에서 생성된다. 일반적으로 한 사람 당 보통 4~6L쯤을 지닌다. 혈액은 심장박동으로 온몸을 돌며 산소와 영양분, 각종 노폐물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이 붉은 건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닿으면 변하기 때문이다.
혈액 속 백혈구와 항체는 세균 감염 등 질병으로부터 보호한다. 혈액의 절반쯤을 차지하는 혈장은 대부분 수분으로 구성됐다. 이에 더해 단백 성분, 화학물질 및 전해질 등을 포함한다. 혈소판은 혈액이 나오지 못하도록 섬유소를 묶어서 응고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직 혈액을 인공적으로 만들거나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혈액의 혈장 성분은 환자를 구할 때 외에도 의약품의 원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은 수혈용 혈액은 자급자족할 수 있다.
혈장 성분은 외국에서 수입한다. 혈장까지 자급자족하기 위해서는 연간 헌혈자가 300만명 수준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2019년 기준 헌혈자 수는 142만3610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헌혈가능 인구수 대비 헌혈률은 2014년 7.98%에서 5년 연속 하락해 2019년 7.08%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증 탓에 사회적 거리두기 기조가 확산하면서 사람들의 외출이 줄고 단체 헌혈 행사가 다수 취소됐다. 이 탓에 전국적으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
헌혈은 건강에 해롭지 않다. 전체 혈액량의 15%쯤은 비축분이므로, 헌혈 후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건강에 문제가 없다.
한편, 2004년 7월 1일부터 실시한 헌혈 실명제 때문에 헌혈 시에는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헌혈 전에는 혈압, 맥박, 체온, 혈액 비중, 혈소판 수 등을 측정한다. 일정 기준을 넘겨야만 헌혈에 참여할 수 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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