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의 평범한 직장인이 139억원으로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해 화제다. 미국의 얘기다. 8년 전부터 테슬러에 투자해 15배의 수익을 달성했다고 한다. 10년 후에는 20~30배 이상 더 뛸 것으로 예상해 아직은 팔지 않을 거라고 한다.

반면에 한국의 30대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외치고 있다. 집값 폭등과 로또된 청약 광풍에 새도 갖고 있는 둥지를 남은 생에 못 가질 것 같다는 탄식을 노래하는 랩까지 등장했다.

젊은 세대가 영끌해 주택 구입에 매달리더니 그 것도 집값이 폭등하고 융자까지 막히자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국내 개미 투자자들이 국내외 주식시장에 쏟아 부은 돈이 100조원에 달한다. 예외적으로 한국은행 총재까지 나서 주가의 급변동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100세 시대에 경제력이 있어야 사람다운 삶을 유지하고 또 행복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다.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유아유기, 아동학대, 살인, 방화 등의 범죄나 세계 최고의 자살률도 상당부분 경제력의 결핍과 연관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사람다운 삶을 보장하겠다며 온갖 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정책들이 오히려 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경제력의 가장 기본은 일자리를 갖는 것이다. 현 정부는 일자리정부를 표방하고 출발하며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걸어 놓고 매일 점검하겠다고 큰소리를 치며 시작했다. 그러나 일자리는 날이 갈수록 줄어 들고 있다.

노동자의 삶을 개선시키겠다고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제, 비정규직 철폐를 진행하면서 민간의 일자리는 오히려 점점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작년 한 해에만 실업자가 45만명이 늘어 실업률 4.0%에 이르렀다. 60대 취업자가 37만명 늘어난 걸 제외하면 전연령대에서 58만 명이나 줄어 들었다. 반면에 공공부문에서는 15만 명이 늘어나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기업에 대한 압박과 부담이 점점 늘어 사업 의지를 축소시키고 있다.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노동조건 강화 외에도 산업재해에 대한 부담을 경영자에게 주더니 이익공유제라는 괴물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제도라고 왜곡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사업의 결과인 이익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 진행과정에서의 투자와 리스크까지 공유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창업과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와 기득권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니 새로운 산업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걸 검토하듯이 전통적 산업이 기울어지면 새로운 산업이 대체해야 하는데 그 길이 보이질 않는다. 전통적 산업의 일자리는 줄고 새로운 산업의 일자리는 늘지 않는 결과를 낳고 있다.

줄어들고 있는 일자리에서 얻어지는 월급만으로는 부를 축적하기 어렵다. 미국에서 은퇴를 선언한 청년처럼 혁신 창업 기업에 투자해 자본 이득을 얻은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

월급 외에 대표적으로 취할 수 있는 자본 이득은 주식과 주택이다. 젊은 세대에게 이 두 길이 막힌 꼴이다. 국내 주식 시장에 공매도 금지를 포함해 제약이 생기니 해외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가 늘고 있다. 국내 개미투자(동학개미)에 비교해 서학개미라 부르기도 한다.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토지와 주택의 자본으로서의 기능을 부정하고 있다. 토지와 주택을 사유 재산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니 대신 강력한 세금정책이나 융자 제한 같은 정책을 내놓아 시장에서는 역작용만 생기고 있다. 공급을 늘린다며 공공개발을 진행해 이익 환수제도까지 도입하고 있다. 이런 정책들은 청년들의 주택 마련 기회를 차단하고 기존 장년층 부동산 자본가들의 가치 만 올리는 것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건 임대 주택에서 사는 것뿐 아니라 작더라도, 융자를 받더라도 내 집을 갖기를 원하는 것이다. 정부는 청년들에게 국가의 지원과 최저 임금으로 최소 공간에서 살면 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일자리 갖기 힘들고,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기 힘들고,, 자본 이득을 취할 기회가 없어지면 부자가 되는 길은 멀어진다. 정부가 마련해 주는 대로 살아야 한다. 결국 의도와 다르게 이미 형성된 자본가들의 자본가치만 높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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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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