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기존 산업과 ICT 기술 융합은 시대적 트렌드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은 기업의 비즈니스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클라우드 시장 강자는 아마존, MS,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었지만, 최근 토종 기업이 손잡고 세 확장에 나섰다. 클라우드 원팀, 포털 기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 기업의 클라우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조선미디어그룹의 IT전문 매체 IT조선은 변화의 흐름에 맞춰 ‘한국의 SaaS 기업’ 기획을 진행한다. 민간은 물론 공공 클라우드 분야에서 활약 중인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위상과 미래 비전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에 속도가 붙는다. 최근 국내 기업 중 절반 이상이 3년 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다.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 뉴타닉스는 국내 기업 IT의사결정권자 3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3년 내 통합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운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한을 5년으로 늘리자 하이브리드 환경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응답자 비중은 71%로 늘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조합한 클라우드다. 단일 업체가 여러 업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조합해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는 멀티클라우드와 함께 최근 클라우드 시장의 대세로 부상한 솔루션이다. 프라빗 클라우드는 오직 하나의 단체만 위해 운영되는 클라우드며, 퍼블릭 클라우드란 서비스 제공업체가 인터넷 망을 통해 불특정다수의 기업이나 개인에게 서버, 스토리지 등의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형태의 서비스다.

박성하 SK C&C 사장이 신년사에서 멀티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관리제공(MSP)사업으로의 전환 가속화를 외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BM)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클라우드 기업의 경쟁력이어서다.

신현석 SK C&C 클라우드 트랜스포메이션 그룹장 / SK C&C
신현석 SK C&C 클라우드 트랜스포메이션 그룹장 / SK C&C
신현석 SK C&C 클라우드 트랜스포메이션 그룹장 역시 기업들이 원하는 BM의 혁신을 지원하는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IT조선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고객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하고자 하는 궁극적 이유는, 단지 IT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장에서 최고로 검증된(Best of Breed) 다양한 디지털 기술(사물인터넷, 데이터레이크, 데이터분석, 머신러닝, 딥러닝 등)을 활용하기 위함이다"며 "고객들은 디지털 전환 통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생산성을 향상하고, 고객의 행동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매출을 향상하고, 궁극적으로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니즈 및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기존 시스템 중 유지해야 할 시스템은 온프레미스(전산에 필요한 장비 직접 구매해 설치)로 유지하고, 전환을 통해 비즈니스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은 멀티 클라우드로 설계해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SaaS 전환 가속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산됐다. 각 기업들은 경쟁력 유지를 위해 비대면 업무의 생산성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즉각적 대응이 가능한 SaaS 수요가 급증하는 배경이다.

SK C&C는 클라우드 가속화란 밀물이 들어오자 멀티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관리제공(MSP)의 노를 젓는다.

신현석 그룹장은 "코로나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던 원격 업무환경을 위한 데스크톱 가상화(VDI)는 2020년 고객사의 긴급 요청에 따라 5만명 이상 규모로 확대됐고, 해외 사업장으로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며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서비스인 마이크로오피스365도 9개 고객사가 이미 도입을 완료했거나 구축 중이고, 현재 추가로 5개 고객사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찾아온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이 재택근무, 모바일 오피스등으로의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 가능했던 이유는 클라우드 기반 업무환경의 선제적 도입 덕분이었다고 판단된다"며 "
당사가 수행한 여러 사례를 통해 당사가 주도한 스마트 워크플레이스에 대한 문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그룹장은 SK C&C만의 강점으로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외에 통합 가치 제공(Value offering) 전략을 꼽는다.

그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에 더해 당사의 판교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회선,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및 마이크로소프트365 등의 일하는 방식 혁신 솔루션까지 결합한 오퍼링이 가능하다"며 "
AWS, MS애저 등 퍼블릭 클라우드만의 MSP 제안에 비해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함으로, 엔터프라이즈 및 대형 고객사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클라우드 도입 초기에 비용 절감이 기대되는 인프라 전환부터 디지털 전환을 원하는 기업 서비스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서비스로의 전환까지, 전 영역에 걸쳐 고객의 디지털 여정을 같이 할 수 있다"며 "데이터를 활용한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 창출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고객사가 원하는 클라우드를 찾아서

SK C&C는 가치 제공 전략으로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신 그룹장은 "클라우드에 특화된 대부분의 전문 MSP사업자는 AWS,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매니지드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엔터프라이즈 고객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회선,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등의 온프레미스 환경에 대한 Offering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신 사업자들은 데이터센터와 회선, 네트워크 회선,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는 제공 가능하지만 AWS, MS 애저 등의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매니지드 서비스는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클라우드에 맞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기반의 개발 역시 지원이 어려워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가치 창출을 수행할 수 있는 별도의 회사를 찾아야지만 고객이 원하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고객은 디지털 전환을 원하는데, 이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어, 연속성을 갖고 통합적 관점으로 추진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신 그룹장은 "SK C&C는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모든 구성요소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Offering을 준비했다"며 "대형 게임고객사들과 주요 엔터프라이즈 고객 대상의 사례가 확보되었고,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다양한 사례를 더욱 많은 고객에게 알리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가치와 물론 사회적 가치 두마리 토끼 잡기

SK C&C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내세우는 만큼 에코시스템을 강조한다. 100여개의 기업과 제휴를 맺고 동반 성장과 사회적 가치 확대를 꾀한다.

 SK C&C 판교 클라우드센터 전경 / SK C&C
SK C&C 판교 클라우드센터 전경 / SK C&C
신현석 그룹장은 "매년 수십 개 이상의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SaaS화해 클라우드 에코시스템 조성과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며 "
최근 SK 판교 데이터센터에 여러 CSP를 유치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사업 파트너쉽을 강화해 공공·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으로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고객에게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경쟁력 있는 기업과 다양한 방식의 제휴, 동맹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국내 최고의 통합 가치 제공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SK C&C는 요즘 트렌드인 ESG 경영에도 동참한다. SK C&C는 산업 전 분야에 걸친 ‘데이터 및 디지털 기반 DBL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한 ESG 경영 내재화 활동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 지속가능경영유공 정부포상’에서 ‘종합 ESG 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DBL은 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활동을 말한다.

신 그룹장은 "디지털 SHE(안전·보건·환경) 서비스, AI기반 사회 안전망 강화 서비스와 청년 장애인 ICT 전문가 육성∙채용 프로그램 ‘SIAT(씨앗)’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개발 등으로 사회적 가치 성과를 높이고 있다"며 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 제트(Cloud Z)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 앱 ‘행가래(幸加來)’를 개발하고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탄소 배출 저감, 자원 낭비 방지, 사회적 기부, 사회적 기업 활성화 등 일상 생활 속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실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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