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의 이익공유제 추진에 증권업계도 긴장감을 높인다. ‘동학개미운동’ 으로 적잖은 수혜를 입었다는 점에서 이익공유제의 타깃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에 증권업계는 호명 순간 수혜 업종으로 확실시되는 분위기와 이익 일부 타격 우려에 따른 주가 영향 등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 조선DB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 조선DB
공적자금 투입·성과금 등 이유로 은행 타깃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익공유제와 관련한 입법 절차에 착수했다. 또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익공유제는 사업에서 초과이익을 낸 기업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이익을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여당은 민간의 자발적인 기부와 정부 운용기금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은행에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월 21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외환위기 당시 은행에 투입된 160조원의 공적자금을 언급하며 "국민 일각에서 금융권에 불편한 시각이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는 업종은 금융업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업종을 이익공유제 참여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에 은행들은 현재 운영 중인 서민금융 기금에 새로운 출연자로 참여해 1100억원 이상을 내놓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증권사도 참여 가능성 배제 못해

이익공유제 참여 최우선 대상으로 은행이 호명되면서 증권사도 이익 공유 주체가 될 가능성에 긴장감을 놓지 못한다. ‘동학개미 운동’과 주식시장 호황 등으로 적잖은 수혜를 입은 대표 업종으로 지목되면서 배제가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익공유제 참여 압박에 촉각을 기울이는 이유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키움,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4분기 추정 당기순이익 합계는 총 8392억원으로 전망된다. 특히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성장하며 ‘동학개미운동’의 수혜를 톡톡히 누려 평균 4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121억원과 6584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92.55%와 81.5% 급증한 수치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 저금리에 따라 자금이 증시로 옮겨가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증권업 전반의 호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라며 "동학개미 지속 유입에 따른 수수료 수입 확대를 성장 핵심 동력으로, 4분기 이익은 전망치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 여당도 증권사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IT조선과 통화에서 "어떤 업종을 이익공유제 대상으로 포함하고 제외할지 여전히 열어둔 상태다"라며 "잠정 상태에서 비공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해 증권사가 배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확실한 예대마진 수익원을 보유한 은행이 첫 타깃이 됐지만 어떤 식으로든 같은 금융업종인 증권업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은행권에서 출발해 이후 규제 파급은 증권사로도 미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에 긴장을 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수혜 기업 낙인…주주 반응에 부담

여기에 증권업계는 참여 업종으로 지목되면 코로나19 수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안게 되는 한편, 업계 특성상 주가 영향 등에 민감한 주주들의 반응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주주의 이해를 최선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할 이익공유제 진행 방식이 구체화되는 않은 시점이지만, (주주들로부터) 배임 문제가 화두가 될 수 있는 점이 우려 요인"이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업계 특성상 주주들이 이익과 관련한 주가와 등에 민감해 정치권 논의를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은주 인턴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