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2021년을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 원년으로 삼고 시장의 신뢰를 더욱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SK에 따르면 조 의장은 26일 올해 첫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성장 비전에 대한 스토리 제시만으로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경영환경의 변화 속도보다 더 빠른 실행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제시하고 실행해 성과를 계속 쌓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내 최고협의기구다.

2020년 10월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CEO세미나에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연설하는 모습 / SK
2020년 10월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CEO세미나에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연설하는 모습 / SK
파이낸셜 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 재무성과뿐만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계획을 담은 성장 스토리를 통해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회장이 2020년부터 경영화두로 강조했다.

조 의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2021년 첫 회의에서 주요 17개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파이낸셜 스토리의 실행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시장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도약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 의장은 SK가 파이낸셜 스토리의 중요한 축으로 추진 중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해서도 "신용평가사 등이 제시하는 지표 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은 목표 도달이 아닌 겨우 시작점에 선 것이다"라며 "많은 이해관계자가 ESG 경영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시장으로부터 우리 노력을 인정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안전망 구축도 주문했다.

조 의장은 "행복 경영의 주체인 SK 구성원이 안전하지 않으면 행복 창출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치료를 받고 있거나 완치돼 복귀한 구성원을 세심히 챙겨 일상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CEO들이 직접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일부 구성원은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고, 주변에서는 해당 구성원을 오해의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며 "결코 누구의 책임도 아닌 만큼 SK 모든 구성원이 서로 보듬고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덧붙였다.

조 의장은 또 SK가 연초 시작한 '한끼 나눔 온(溫)택트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무너질 수 있어서다.

SK그룹은 연초 "코로나19에 배고픈 사람이 없도록 하자"며 최 회장이 제안한 한끼 나눔 온택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SK그룹이 영세 식당들에 도시락을 주문해 매출을 올려주고, 이 도시락을 복지시설 운영 중단 등으로 식사가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제공하는 상생 모델이다. 무료 급식소에 대한 자금 지원 등도 함께하고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