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시대 온다] ① 부업 활성화로 경제 활력 북돋는 일본

입력 2021.02.02 06:00

일본은 2018년 OECD 1인당 노동생산성 지수에서 한국에 뒤쳐졌다. 개인의 능력보다 연공서열을 앞세운 결과 업무효율성이 떨어진 결과물이다. 일본은 최근 부업 활성화로 업무효율을 높인다. 우수 인재 공유를 통한 효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후 여기저거시 투잡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IT조선은 초고령화 사회에 맞닥뜨린 일본의 투잡 문화에 대해 살펴보고, 갈수록 고령화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시리즈로 심도깊게 분석한다. [편집자주]

종신고용·연공서열 등 고착화된 기업 문화로 촉발된 업무효율 저하로 고민하던 일본 기업이 부업을 원하는 인재를 받아들여 업무 생산성을 높인다. 미쯔비시·야마하·다이하츠·라이온·미츠이스미토모 등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기업도 속속 부업 인재 모집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현지 직장인들의 부업 수요도 증가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엔재팬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업을 희망하는 직장인 수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49%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도 기업의 투잡 인재 활용을 적극 권장한다. 후생노동성은 2018년 1월 부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던 기존 노동법을 개정해 노동자가 근무시간 외 다른 회사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업무방식 개혁안의 일환으로 직장인의 부업과 겸업을 적극 장려하고 나섰다.

. / 야후재팬
부업에 소극적이던 일본 기업이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는 인력부족 문제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바로 필요한 업무에 쓸 수 있는 인재를 구할 수 있고, 만성적으로 인재부족에 시달리던 지방 기업도 유능한 인재를 활용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확대된 재택근무도 부업인구 증가에 한 몫 했다. 재택근무 시스템 확대로 이동없이 집에서 부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확산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일본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성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방 기업 이직에 관심을 보인 직장인은 48%, 지방 중소기업 부업 경험을 거친 뒤 해당 지역으로 이주 가능성이 있는 직장인은 70.7%로 나타났다.

일본 헤드헌팅업체 피스투피스는 현재 기업에 소속돼 있으면서 부업을 하거나 여러 개의 부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회사에서 독립을 검토하는 인재가 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 프리랜서협회는 현재 426만명이 부업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봤다.

히라타 마리 프로페셔널&패러랠캐리어프리랜스협회 대표는 기업의 일손 부족이 부업 시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노동인구 감소는 일본이 피하지 못하는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는 노동인구 부족 상황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여러 회사가 공유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기업의 부업 인재 모집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봤다.

야후는 2020년 10월부터 외부 부업 인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104명을 뽑는 자리에 4500명이 지원하는 등 부업에 대한 직장인의 관심이 뜨겁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야후 부업 인재 모집에는 카시오 등 상장기업 임원도 참가했다.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살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야후의 대규모 부업 인재 모집이 일본기업 중에서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야후는 대규모 부업 인재 모집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이 된다는 입장이다.

후지몬 치아키 야후 최고기술책임자는 일본경제신문 인터뷰를 통해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GAFA기업과 경쟁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모회사 Z홀딩스와 라인의 경영통합은 일본기업에 있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며 "연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지금까지와 다른 경험과 스킬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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