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신작 CPU ‘세잔’을 공개하며 인텔에 대한 추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반도체 제조사가 폭주하는 물량을 대응하지 못해 공급 부족 상황에 처했다.

리사 수 AMD CEO / 조선DB
리사 수 AMD CEO / 조선DB
시장조사업체 머큐리 리서치가 3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글로벌 노트북과 데스크톱용 CPU 시장 점유율 자료를 보면, 인텔의 3분기 노트북 CPU 점유율은 79.8%에서 4분기 81%로 1.2%p 올랐다. 같은 기간 데스크톱 CPU 점유율은 79.9%에서 80.7%로 0.8%p 늘었다. 인텔과 시장을 양분하는 AMD의 시장 점유율은 19% 안팎인 셈이다.

AMD는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인텔을 추격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2020년 12월부터 악화한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결과 AMD 신작인 라이젠 5000시리즈 CPU의 가격이 인텔 CPU보다 비싸게 거래됐다. 점유율을 크게 높이지 못하는 배경으로 작용한 셈이다.

리사 수 AMD CEO는 2021년 1월 27일(현지시각) 미국 게임매체 게임스팟과의 인터뷰에서 "CPU와 GPU 공급 부족이 2021년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마디로 장기화할 분위기라는 것이다.

AMD 칩을 위탁 생산 하는 파운드리 기업 TSMC는 애플과 퀄컴, 엔비디아로부터 밀려드는 주문으로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AMD를 특별 공급처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을 해소하지 못하는 한 인텔과의 시장 점유율을 좁히기 어렵다.

PC 업계 한 관계자는 "AMD가 데스크톱에 이어 노트북 CPU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인텔을 바짝 추격할 절호의 기회를 얻었지만, 공급 부족 때문에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AMD가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