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022년부터 초과이익 분배금(PS) 산정 기준 지표를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과 연동하는 것으로 변경한다. 또 우리 사주 발행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기본급 200%에 달하는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

SK하이닉스는 4일 이천 본사에서 중앙노사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으로 사측이 제안하고 노조가 수용하며 PS 제도 개선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입구 모습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입구 모습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PS는 전년 실적이 목표 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주는 성과급이다. 2020년 영업이익이 5조원을 돌파했음에도, 실적이 부진한 2019년에 PS를 건너뛰고 대신 지급한 특별 기여금과 2020년분 PS가 동일하자 내부 불만이 제기됐다.

사측은 실적이 개선했지만 PS 산정 기준은 EVA를 고려하면 불가피했고, EVA는 공개하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대규모 이직 움직임 등 내부 동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노사 협의를 통해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PS를 산정하는 기준 지표를 EVA에서 영업이익과 연동하는 것으로 변경해 다음주 구성원과 소통한다고 밝혔다. 수치가 명확하게 공개되는 영업이익을 통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이사회 승인을 전제로 우리사주를 발행해 구성원들이 매입하는 권리를 주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기본급 200%에 해당하는 혜택이 구성원들에게 돌아간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우리사주를 구성원에게 부여해 회사의 미래 성장을 함께 도모한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사내 복지포인트인 하이웰포인트 300만포인트를 모든 구성원들에게 지급하는 내용도 이날 노사 합의에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노사 합의로 성과급 논란이 일단락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지금까지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과 회사의 신뢰인 만큼 경영 방향을 공정함과 투명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주 SK하이닉스 이천노조위원장은 "회사와 구성원이 상호 발전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강국모 청주노조위원장 역시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노사 협의에는 사측과 한국노총 산하 이천·청주공장 전임직(생산직) 노조가 참가했다. 기술 사무직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소속 노조는 정식 교섭단체로 인정받지 못해 노사 협의에 불참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