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탄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조건부 허가를 승인하면서다. 이에 따라 국산 치료제 2호 코로나19 치료제 자리를 두고 국내 제약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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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중 조건부 허가 가시권에 들어온 곳은 종근당과 GC녹십자, 대웅제약 등이다. 조건부 허가는 특정 질환에 현존하는 치료제가 없을 경우 임상3상을 별도로 진행하는 조건을 걸고 임상2상 결과만으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판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29일 ‘렉키로나주’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고, 이달 5일 허가를 획득했다. 식약처는 고위험군의 경증 및 중등증 성인(18세 이상) 코로나19 환자에 한정해 조건부 허가를 승인했다.

2호 노리는 국내 제약사…다음 타자는 누구

셀트리온 뒤를 이을 코로나19 치료제는 1분기 말~2분기 초쯤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애초 1월 중으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던 일부 제약사 계획이 밀렸기 때문이다.

현재 유력한 2호 치료제 후보군으로는 종근당의 나파벨탄이 꼽힌다. 종근당은 앞서 중증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 증상 개선과 회복기간 단축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 회사 측은 애초 1월 중으로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 임상수탁기관으로부터 자료 전달이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은 나파벨탄의 러시아 임상2상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달 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신청일로부터 40일 이내에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는 식약처 방침에 따라 3월 말~4월 초쯤 조건부 허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중증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한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 GC5131A도 유력한 후보군이다. 이미 임상2상을 마치고 최종 분석 결과를 도출 중이다. 종근당과 마찬가지로 3~4월쯤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면역원성을 가진 항체를 분리해 만든다. 해외에서는 임상1·2상을 모두 면제받을 정도로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타 치료제와 달리 완치자 혈액을 필요로 하는 만큼,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코로나19 경구치료제를 개발 중인 대웅제약은 아직 조건부 허가 신청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은 앞서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호이스타정 초기 임상2상에서 신속한 바이러스 제거와 임상증상 개선효과를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월 중 호이스타정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아직 경증 환자 대상 임상2상 최종 결과 분석을 마치지 못했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중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앞서 과기부는 보건복지부와 협업해 대웅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를 상반기에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호이스타정의 2a상 결과 분석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분석이 완료되는대로 정부와 협의해 최대한 빠르게 출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