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SaaS] ④네이버 클라우드 목표는 글로벌 톱5

입력 2021.02.09 06:00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존 산업과 ICT 기술 융합은 시대적 트렌드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은 기업의 비즈니스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클라우드 시장 강자는 아마존, MS,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었지만, 최근 토종 기업이 손잡고 세 확장에 나섰다. 클라우드 원팀, 포털 기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 기업의 클라우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조선미디어그룹의 IT전문 매체 IT조선은 변화의 흐름에 맞춰 ‘한국의 SaaS 기업’ 기획을 진행한다. 민간은 물론 공공 클라우드 분야에서 활약 중인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위상과 미래 비전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국내에서 클라우드 사업에 지속적으로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한 대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네이버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2010년부터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며 꾸준히 투자를 해 왔다. 초반엔 인프라형서비스(IaaS)에 집중했지만, 이젠 플랫폼형서비스(PaaS)와 소프트웨어형서비스(SaaS)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최근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네이버 클라우드의 경쟁력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들과 견주는 단계로 올라섰다.

코로나19로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면서 네이버클라우드의 매출도 상승세다. 네이버의 클라우드 부문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3% 늘어난 856억원, 2020년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41.4% 늘어난 273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도 비슷한 성장률을 기대한다.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CPO / 류은주 기자
최근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IT조선과 만난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몇년 새 네이버클라우드의 위상이 올라간 것을 체감하고 있다.

한 CPO는 "세계 1위 AWS과 계약을 맺었던 고객들이 네이버클라우드의 고객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입찰경쟁을 붙을 때도 마지막 테이블에 거의 올라가는 것을 보면 과거에 비해 네이버클라우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부터 네이버는 클라우드를 내부에서 도입하며 사업 역량을 갈고 닦았다. 지금은 클라우드 서비스 기획 전반을 담당한다. 네이버 내부에서 먼저 적용하며 자리잡기 시작한 클라우드를 외부 시장으로 넓힌 지는 그리오래 되지 않았다. 이미 국내 공공, 금융분야 쪽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클라우드는 ‘만물상'

네이버가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사업자를 비집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제공하지 못했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장애를 당했을 때 외국 기업이라 연락이 잘 안 된다든지의 경험을 겪은 고객은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를 선호한다. 필요로 하는 순간에 즉각 대응을 해주기 때문이다.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CPO / 류은주 기자
한상영 CPO는 "클라우드는 단품이 아닌 만물상이다"며 "고객은 만약 50가지가 필요하면, 49가지가 있고 단 한 가지의 서비스만 없어도 사용하지 않기에, 170여개 클라우드 상품이 있다는 것도 글로벌 경쟁사에 견주어 뒤떨어지지 않는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온라인 기반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이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그는 "버라이즌, IBM 등 클라우드에 실패한 글로벌 기업들의 공통점은 온라인 기반 비즈니스를 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며 "네이버는 쇼핑과 검색 등 다양한 온라인 기반 비즈니스를 해왔기 때문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기술이나 솔루션을 만들어 외부 고객들도 쓸 수 있는 패키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겪었던 문제들을 해결했던 경험치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 외산 사업자들과의 가장 큰 차이다"고 말했다.

AWS와 맞대결보단 틈새 공략

우선 국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쥔 후에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네이버가 자주 택하는 사업 확장 방식이라고 한다. 클라우드 해외시장 진출도 비슷한 방식을 꾀한다. 이제 국내 클라우드 사업이 안정화 수순을 밟고 있으니 일본, 동남아,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단계다.

한상영 CPO는 "네이버의 모든 비즈니스는 글로벌을 염두에 두며, 향후 탑5를 목표로 한다"며 "싱가포르, 미국, 독일, 일본, 홍콩, 리전에 투자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할 때 검증을 해왔고, SK텔레콤의 로밍 서비스 처럼 계속해서 레퍼런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나라와 지역마다 진출 전략이 다를 수 있겠지만, 우선 AWS와 같은 제품을 가지고 나가 처음부터 부딪히기보다는, 특화된 솔루션을 갖고 균열을 만들어 비집고 들어가는 전략을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뉴로 클라우드 스마트서버 팜 / 네이버
그 특화된 솔루션 중 하나가 2020년 공개한 ‘뉴로 클라우드'다. 뉴로클라우드는 ‘서비스형 클라우드’로 기업 전산실 또는 데이터센터에 직접 전용장비를 설치해 운영한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과 기존 레거시 시스템을 연동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한다. 고객사 전산실이나 데이터센터에 전용 하드웨어가 설치되고, 해당 구역이 네이버클라우드의 한 리전이 되는 셈이다. 2020년 한화생명, 한국은행 등을 고객으로 유치했다.

한 CPO는 "뉴로클라우드는 기업들과 인터뷰를 하며 어려움을 듣다가 만들게 됐다"며 "이 제품의 향후 우리의 주력 먹거리 중 하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과 로봇 디바이스가 확산되는 시점에 엣지 클라우드는 굉장히 큰 시장이 될 것이다"며 "뉴로클라우드는 엣지클라우드로 가는 시작점이며, 스마트팩토리와 병원 등의 프라이빗 통신망(로컬 5G)과 클라우드 시스템이 결합하면 새로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역차별 이젠 그만

한 CPO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 역차별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국내 기술에 대한 선입견과 AWS 등 외산 제품 선호 현상 속 외로운 싸움을 이어왔다"며 "장기적인 기술 투자가 굉장히 중요한 이유는, 원천 기술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정적인 비즈니스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스마트폰이 잘 팔려도 퀄컴, 안드로이드의 배만 불린다는 얘기가 있듯이,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가져갈 수 있다"며 "클라우드는 국가 IT산업의 기반이 되는 산업이므로 다른 국내 기업들이 함께 지속적으로 투자를 같이 해야하며, 반드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국가에서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강조해 온 데이터 주권도 맥을 같이 한다. 그는 "금융, 공공기관이 클라우드를 도입한다면 데이터 공개에도 양보할 수 없는 영역들이 있는데, 해외 기업들은 모든 데이터를 오픈할 것을 요구한다"며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규제를 만족하며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네이버클라우드가 투자하는 이유에는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함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국내 기술이 성숙하지 못했던 것을 인정하지만, 이제는 기술로 승부하는 수준에 올라왔다"며 "국내 기술에 대한 역차별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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