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는 2018년 1월 노동법 개정을 통해 그간 원칙적으로 금지됐던 직장인의 부업과 겸업을 적극 장려하고 나섰다. 종신고용·연공서열 등 전통적인 기업문화를 고수했던 일본 전통 대기업들과 현지 정부가 돌연 부업을 허용한 이유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만성적인 노동인구 감소문제를 부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각 기업들이 공유하는 것으로 기업의 생산성과 업무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지방 기업들도 인재 활용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업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일본에서 고소득 인재가 부업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얻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지 헤드헌터업체 ix텐쇼쿠는 자체조사를 통해 연봉 1000만엔(1억613만원)이상을 받는 직장인 중 부업을 통해 월 20만엔(212만원)이상 수익을 얻고 있는 사람이 30.4%에 달한다고 밝혔다.

. / 야후재팬
. / 야후재팬
ix텐쇼쿠는 연봉 1억원 이상 직장인 200명과 일본 평균연봉이라 할 수 있는 연봉 300만엔(3183만원)이상 600만엔(6367만원)미만 직장인 200명을 대상으로 부업 관련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현지에서 연봉 1억원이상 직장인 중 부업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3%로 나타났다. 평균연봉 직장인 중 부업 경험자는 28.5%다. 연봉에 관계없이 전체 중 30%쯤에 달하는 직장인이 부업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현지 연봉 1억원 이상 고소득 직장인이 선호한 부업은 ‘투자'였다. 응답자 중 28.3%가 주식과 부동산 등 투자활동을 통해 부가수입을 창출한다고 답했다.

‘기획·마케팅'을 부업으로 삼은 고소득 직장인도 19.6%로 나타났다. ‘경영고문'과 ‘컨설팅'을 통해 부업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답한 고연봉자도 17.4%를 기록했다.

ix텐쇼쿠 한 관계자는 "연봉 1억원이상 고소득 인재는 본업활동을 통해 얻은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부업을 선택해 더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며 "고연봉자들은 본업을 얻지 못한 경험을 부업을 통해 쌓고 있으며, 부업으로 얻은 경험을 다시 본업에 반영해 더 높은 업무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즉, 연봉 1억원 이상 고소득 인재는 부업을 단순한 부가수입원이 아닌 자신의 업무스킬을 향상시키는데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업을 통해 얻은 지식을 부업에 반영하고, 본업에서 얻지 못한 경험을 부업을 통해 얻은 뒤 이를 다시 본업에 투입하는 등 업무지식과 경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평균연봉 직장인의 경우 22.8%가 ‘접객·판매’를 부업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e커머스를 통한 상품 판매와 플리마켓 등 중고거래 등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부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업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연봉에 관계없이 ‘좀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라고 답한 직장인이 가장 많았다. 부업경험자를 상대로 부업을 계속 하고싶은가란 질문에는 소득차를 불문하고 과반수가 부업을 지속하고 싶다 밝혔다.

연봉 1억원이상 직장인 중에서는 ‘업무활동의 폭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경험을 얻기 위해' 등의 이유를 선택한 사람이 26.1%로 나타났다. 반면, 평균연봉층에서는 ‘수입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이 35.1%로 나타나는 등 고소득층과 평균연봉층간 부업에 대한 시각이 다르게 나타났다.

현지 부업SNS ‘유트러스트’를 운영하는 이와사키 유카 대표는 부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어떤 업무인재를 찾고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이 요구하는 목표치와 자신의 능력을 상호조절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없이 무턱대고 시작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와사키 대표는 부업으로 성공하는 인재는 시간관리가 철저하다고 지적한다. 자신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을 공유하는 것으로 고용측인 기업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은 물론, 해당 기업 소속 풀타임 노동자와 업무효율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