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021년 상반기 중 ‘애플카' 개발 및 협력사를 확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이 협업 논의 진행 중단을 공시한 뒤 전기차 개발 및 제조 역량이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대부분이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현대차 및 기아는 여전히 ‘애플카'의 유력 협력업체로 거론된다.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위쪽)과 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E-GMP / 각사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위쪽)과 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E-GMP / 각사
9일(현지시간)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금융 서비스 및 투자회사 웨드부시 시큐리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이 향후 3~6개월 이내에 전기차 파트너와 협업 계약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85% 이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을 고려했을 때 올해가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 최적이라는 것이다.

대니얼 이베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5조달러(5600조원)까지 전망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애플이 5~10% 점유율만 확보하더라도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국 내 친환경차 드라이브 역시 애플이 전기차 제조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차 지원 정책 아래 GM과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만큼 애플도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 8일 일제히 애플과 자동차 개발 협업 중단 내용을 공시했다. 3사는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애플이 현대차그룹의 대안으로 폭스바겐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의 확장성에 애플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고, 폭스바겐이 글로벌 자동차 생산 1~2위일 정도로 대량생산 역량이 뛰어나서다.

동시에 보고서는 애플과 현대차와의 협상은 잠정 중단된 상태이지만,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 'E-GMP'는 여전히 애플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애플카 협상 중단 소식 이후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속속 후보군 물망에 오른다. 도요타와 혼다 및 닛산 등 일본 자동차 그룹을 비롯해 재규어랜드로버를 소유한 인도 타타그룹, 중국 지리자동차 등이 주요 후보업체로 거론된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