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음성 소통 불씨 당겼다

입력 2021.02.12 06:00

음성으로 다수가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앱이 세계적인 인기를 끈다. 문자와 영상 기반의 소통 방식에서 어려움을 느끼던 이들에게 대안을 제시하면서 흥행을 끌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젊은 세대의 대인관계 특성에 부합해 부담 없이 소통을 지원하면서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 주인공은 iOS 전용으로 나온 클럽하우스 앱이다.

클럽하우스 앱 아이콘 / IT조선
日·韓·中, 클럽하우스로 ‘들썩’

11일 모바일 및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클럽하우스 앱이 연일 화제를 모은다. 미국에서 시작된 인기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클럽하우스는 미국 스타트업 알파익스플로레이션이 지난해 4월 선보인 소셜미디어 앱이다. 음성 기반으로 쌍방향 소통을 지원한다. 정치, 문화, 스포츠, 건강 등 주제 제한 없이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도록 한다.

클럽하우스는 출시 후 미국에서 주목을 받았다. 앱 가입은 가능하지만 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초대권을 받아야만 하다 보니 일부 저명인사만 참여하는 프라이빗 커뮤니티 성격이 강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이 대표 참여자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등 IT·스타트업계 인사가 클럽하우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점차 화제가 되자 앱 초대권을 사고파는 모습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보이기까지 했다. 앱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만 지원하다 보니 중고 아이폰을 개통하는 사례도 늘어난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현지 정부가 민감해하는 인권, 정치 주제를 논하는 소통 매개체로 인기를 얻었다. 현지 사용자 다수가 클럽하우스에 모여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식이다. 중국이 홍콩, 대만이나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억압하는 것과 관련한 대화도 이어지면서 중국 정부가 현지에서의 앱 사용을 막은 상태다.

문자·영상 대체하는 음성…"소통 원하지만 부담 싫은 신세대 요구 부합"

학계와 업계는 클럽하우스가 음성 기반인 점이 흥행을 얻게 된 요소라고 짚는다. 문자는 불편하고, 영상은 부담이 되는 소통 상황에서 음성이 대안일 수 있다는 평가다.

이동귀 연세대 교수(심리학과)는 "문자는 기록에 남고 일일이 내용을 읽어야 하다 보니 대화를 따라가기가 불편하다"며 "영상은 문자보다 소통은 쉽지만 얼굴을 보이기에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성은 영상처럼 생생한 대화를 지원하면서도 얼굴 노출 등의 부담이 적다"며 "클럽하우스 앱에서 녹음이 되지 않기에 기록이 남지 않아 부담도 덜다 보니 선호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10일 보고서를 통해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텍스트라는 형식에 어느 정도 갇혀 있고, 줌(영상회의)은 내가 아는 사람만 만나볼 수 있다"며 "클럽하우스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 매개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목소리이기에 입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애플 앱스토어에서 클럽하우스 앱이 인기 차트 1위에 오른 모습과 클럽하우스 앱에서 여러 주제의 대화 카테고리가 분류된 모습. / IT조선
클럽하우스 앱이 젊은 세대의 소통 특성에 부합했다는 평가도 있다. 신세대일수록 ‘콜 포비아(일대일로 전화 통화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와 ‘고슴도치 딜레마(타인과 친밀하길 원하지만 밀접한 관계는 기피하는 현상)’를 겪는 이들이 많은데, 클럽하우스가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해준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일 대 일로 음성 대화를 나누는 것에 부담을 느끼곤 하는데, 클럽하우스에선 다수가 대화를 들을 수도, 발언할 수도 있다 보니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며 "외로움을 느끼지만 밀접한 관계는 기피하는 젊은 세대의 대인관계 특성에 맞게 부담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는 세계적인 흥행에 1월 기준 전체 사용자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60만명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세 배 넘게 규모를 키웠다. 국내 앱스토어(애플 앱마켓)의 무료 앱 인기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알파익스플레이션은 클럽하우스 흥행에 2월 기준 기업 가치가 1조원대로 급상승했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뛰었다. 창업 1년도 지나지 않아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반열에 올라선 상태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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