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진의 IT 확대경] 교육부는 교육 격차 해소에 나서라

  •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입력 2021.02.15 06:00



    정보통신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으로 미국에 아이폰이 있다면 40년전 프랑스에는 미니텔(minitel)이 있었다. TGV와 함께 프랑스인들이 가장 자랑하는 기술로 꼽히기도 한다.

    미니텔은 인터넷이 일반화되기 십 수 년 전에, 또 개인용 컴퓨터(PC)도 희귀품이던 1980년대 초반 국영 프랑스텔레콤(현 오랑주)이 전화와 정보기술을 결합해 도입한 문자 기반의 통신서비스이다.

    9인치 흑백 스크린과 키보드로 구성된 이 기기는 `작은 프랑스 상자(Little French Box)'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프랑스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1982년에 시작된 서비스는 2012년에 종료되었다. 프랑스인들은 이 서비스와 작별하며 무척 아쉬워했다는데 마치 우리나라에서 ‘싸이월드’를 추억하는 것과 유사하다.

    프랑스 국민들은 각 가정에 무료로 보급된 이 기기를 처음에 `전자 전화번호부' 정도로 활용하다 이후 시험결과확인, 대학지원, 열차예약, 날씨확인, 채팅 등으로 점점 용도를 넓혀 나갔다. 성인 온라인 채팅의 `원조' 격인 `미니텔 로즈'는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한 서비스였다. 미니텔은 오늘날 스마트폰의 앱 생태계와 유사한 기능을 구현한 서비스이다.

    프랑스 작가 발레리는 미니텔이 "프랑스가 미국이나 다른 외부세계 모델을 쳐다보기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만들고 싶어했던 시절의 향수(鄕愁)"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다가올 정보화 시대를 예견한 프랑스 정부가 자국민이 정보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한 국책 사업이었다. 미니텔 서비스를 기반으로 많은 창업이 이루어지고 일자리가 생기며 새로운 부호도 등장했다.

    이보다 조금 앞선 시기에 애플은 애플-2라는 개인용 PC를 개발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애플의 복제 수준이기는 했지만 교육용 PC 5000대 개발 및 보급 프로젝트가 국가 주도로 시행되었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일반화 되기 이전에 정보통신 서비스가 꿈틀대던 시기였던 것이다.

    프랑스 정부가 애플이나 우리정부와 달리 40년 전에 이미 하드웨어의 개발이 아니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서비스를 착안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미니텔에 대해 장황하게 소개한 이유는 40년 전에 프랑스 정부가 했던 발상을 우리 교육 당국에 제안하기 위함이다.

    교육부는 코로나가 가져다 준 가장 큰 임팩트(impact)는 경제적 충격과 더불어 교육 격차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미취학이나 저학년 아동들이 더 심각하다. 코로나로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가정환경에 따라 심각하게 격차가 생기는 것이다.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교육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정 환경이 열악한 아동들은 거의 방기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가정 환경도 파악이 안되거나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화상으로 교육을 한다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반면에 경제력이나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은 가정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교육부족을 메워주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스마트 TV의 유튜브를 통해 BBC,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에서 만든 다양한 분야의 교육 콘텐츠를 본다. 패드나 노트북으로는 화상 수업을 하거나 독서 평가를 받는다. 또 스마트폰으로는 필요한 정보를 찾고, 영어 발음을 듣고, AI로 필요한 정보를 물어 보기도 한다.

    교육 당국은 더 이상 가정환경의 차이가 교육 격차로 나타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뉴딜의 일환으로 기껏 학교 시설을 보완하는 수준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 40년 전에 개인용PC는 물론 인터넷도 일반화 되지 않았던 시절에 전국민 정보화를 위해 프랑스 정부가 미니텔 개발 및 전국민 대상 무상 보급에 나섰던 것처럼 교육부가 크게 역할을 해야 한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플랫폼, 교육기관의 시설, 개인용 기기, 컨텐츠 개발과 보급에 혁신적이어야 한다. 교육부 혼자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집행할 일이 아니다. 교육부, 과기정통부, 통신사, 기기제조사, 소프트웨어회사 등이 다 함께 국가적 역량을 총집결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40년 전 프랑스의 미니텔에서 영감을 좀 얻기 바란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키워드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김홍진의 IT 확대경] 4차산업혁명 이후의 복무 규칙을 다시 짜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경륜 많은 구닥다리보다 불안한 청년 세대의 소통 방식을 택했다 김준배 기자
    [김홍진의 IT 확대경] 법 만능주의와 과잉 입법의 폐해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환경 운동이 님비 불러와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레고블록을 보며 미래의 일과 일자리를 생각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김준배 기자
    [김홍진의 IT 확대경] IT를 정치권의 홍보 수단으로 삼지 마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2030세대가 미래를 지켜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교육 평준화 정책 재고해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기업 인력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기업이 뛰어야 나라가 산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공공 주도의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일론 머스크의 혁신 DNA와 테슬라 따라잡기 김준배 기자
    [김홍진의 IT 확대경] 채용 절벽 온 김에 수시채용을 확산시켜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불편한 NDA(Non-Disclosure Agreement) 문화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과학적인 정부를 원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나라 돈에 무감각한 사람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부자를 꿈 꿀 수 없는 나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확대경] 데이터를 조금만 봐도 알 텐데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4차산업혁명 시대의 리더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자산을 축적할 사다리를 걷어 차지 마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혁신의 리스크를 수용하지 못하는 나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버그’ 투성이인 검찰총장 징계 프로그램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유니콘기업은 소망만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후진적 인사 시스템 혁신이 시급하다 김준배 기자
    [김홍진의 IT 확대경] 다주택자가 사라지면 전월세는 어디서 구하나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수요공급의 기본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거나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스마트시티 전략에 사람과 문화가 빠져 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공공 음식배달서비스 가당치 않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통신 산업이 정상화 되어야 미래가 열린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코로나와 전투가 아니라 전쟁을 치러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재택’이 전가의보도가 아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내 방으로 다 오라고 하세요"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일희일비' 없는 상시적 팬데믹 전략을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상시적 팬데믹 시대 '기존 사무실 개념은 잊어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풋내기 창업자와 다를 바 없는 정책 문외한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수도와 혁신도시 이전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코로나발 교육격차 해소 정책 '발상의 전환'을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정책 포장용 5G '이제 그만!'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조직 운영은 프로 구단처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종이인쇄와 첨부파일을 없애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한국형 뉴딜' 계획 샅샅이 들여다봤건만...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확대경] 국가 지도자는 IT 기반 미래 상상력을 가져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실리콘밸리 부러우면 우리도 바꾸자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부동산 정책 제대로 만들려면 프로그래머한테 배워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사회주의적 경제관 무심코 들킨 대선주자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상속세율 높고 경영권 유지 안되고 '어쩌란 말인가 이 모순을'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비용 개념이 없는 대한민국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국가는 IT 프로젝트가 아니라 생태계 구축에 매달려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한국형 디지털 뉴딜' 반드시 이것만은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집 안에서만 살기' 실험 기회를 준 코로나19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노동자 아닌 로봇이 주류인 세상이 온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한글도 국어학자만이 지키는 시대는 지났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선거 때마다 디지털 활용 뒤진 보수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온라인교육 처음부터 새로 디자인하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코로나 전쟁 복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온라인 개학'을 미래 교육 환경 준비 기회로 삼기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코로나 퇴치에 급여 반납 '감성팔이'보다 '디지털 활용'을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컴퓨팅 파워가 국력인 시대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아마존이 왜 고객에 집착하는지 배워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시대 변화와 국가 규모에 걸맞는 정책이 아쉽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공유를 일상화해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IT 조직 위상부터 높여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인공지능 콜센터도 금지할 텐가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제로페이 그 무모함과 무지에 대하여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4차산업혁명발 '일자리 불안'에 기름까지 부은 정부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데이터 과학자들의 전문성과 정직이 절실하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교육부는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보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IT 기반 혁신을 돕기는커녕 발목만 잡아서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기울어진 노동환경, IT로 극복해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