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체가 공개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두고 이용자 사이에서 조작 의혹이 제기된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발표한 의견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협회는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15일 게임 관련 업계 및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용자 사이에서 게임사가 공개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이 조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이날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에 우려를 표하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야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에 ‘변동 확률’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외산 게임 브롤스타즈의 확률형 아이템 ‘메가 상자’
외산 게임 브롤스타즈의 확률형 아이템 ‘메가 상자’
협회는 의견서에 "현재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각 게임마다 확률형 아이템을 운영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일 뿐만 아니라 '변동 확률'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용자의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항상 변동되므로 게임의 개발자도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또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별 공급 확률 등을 제공하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업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적지 않은 게임 이용자가 한국 게임사가 확률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게임 개발사는 물론 협회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협회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됐기 때문이다.

협회는 "처음 제시한 변동 확률 모델은 일부 해외 게임사에서 볼 수 있는 모델이다"라며 "일반, 희귀, 영웅, 전설 아이템이 있는 게임에서 이용자가 일반, 희귀 아이템만 줄곧 뽑을 때, 영웅, 전설 아이템의 획득 확률이 상승하는 경우도 변동 확률을 활용한 예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용자 우려와 달리 확률 조작이 아니라 일종의 ‘천장(일정 수준 과금했을 때 원하는 아이템을 얻도록 확률을 조정하는 시스템)’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에 협회는 의견서를 변경했다. 변동 확률을 활용하는 주체를 일부 해외 게임으로 한정하는 한편, 게임 개발자가 게임 내 확률 요소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는 문구는 삭제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많은 조항을 한 번에 축약하고 담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가 있어 바로잡았다"며 "실제로는 한국 게임에는 이용자가 우려하는 확률 조작은 없다"고 밝혔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