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인력을 자사 배터리 사업 부문으로 대거 전환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 추진에 앞서 핵심 인력을 전환해 배터리 사업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SK루브리컨츠 내부 정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의 소수지분 매각 추진을 앞두고, 2020년 하반기 SK루브리컨츠 국내사업부 인력 상당수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서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SK루브리컨츠는 ‘윤활기유(Base Oil)’와 ‘윤활유(Lubricant)’를 생산하는 업체다. 윤활기유는 원유를 정제한 뒤 제조된 유분으로 마찰을 감소시키는 윤활제로서의 기능을 갖는다. 여기에 화학 첨가물을 배합해 성능을 강화한 제품이 윤활유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옮긴 직원은 30~4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SK루브리컨츠 분기보고서 및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SK루브리컨츠의 정규직 직원수는 299명이었지만, 2020년 9월 30일 기준 직원수는 259명으로 40명 감소했다.

직원 평균급여도 2019년 말 1억1300만원에서 2020년 9월 30일 7300만원으로 줄었다. 고급 인력 상당수가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를 포함해 현재까지도 일부 직원의 전환배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3월 26일 소수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본입찰을 시작한다. 매각 대상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 중인 SK루브리컨츠 지분 100% 중 49%다.

2020년 3분기까지 SK루브리컨츠의 영업이익은 1366억원으로 2019년 동기(2070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5172억원에서 1조9666억원으로 21.8% 줄었다.

시장에서는 지분 매각을 완료하면 SK이노베이션이 2조원에 달하는 매각대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계열사 내 직원 전환배치와 관련,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