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클럽하우스 돌풍이 남긴 것과 남길 것

입력 2021.02.22 06:00

목소리 SNS(Social Network Service) ‘클럽하우스’가 돌풍을 일으켰다. 연예인과 인기 스타트업 관계자, 예술가와 정치인, 지식을 알리고 배우려는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속속 클럽하우스 돌풍에 몸을 던졌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SNS와 다르다. 쌍방향, 실시간 소통 도구다. 수단은 목소리다. 동영상이나 글을 만들 필요 없이 말만 하면 되니 쓰기 쉽다. 보기 힘든 업계 전문가, 셀럽과 같은 방에서 실시간 소통하므로, 값지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 소통 후 어떤 형태의 기록도 남지 않는다. 나중에 다시 들을 수 없으므로 시간을 잘 맞춰야 하고, 소통하는 순간에만 오롯이 집중해야 한다.

익명성도 있다. 내 정보를 알릴 필요도 이유도 없다. 스스럼 없이 나서 자기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그저 가만히 듣고만 있을 수도 있다. 애플 iOS 기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점, 반드시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점도 독특하다.

클럽하우스는 인기만큼 많은 것을 남겼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비대면 시대를 불러 왔지만, 사람들은 어디선가 만나 소통하고 싶어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 그 소통 수단은 복잡하기보다는, 목소리처럼 단순하고 쓰기 쉬운 것이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거짓 정보가 횡행하는 오늘날의 SNS, 검증된 명사가 전달하는 값진 정보를 사람들이 얼마나 원했는지를 보여준 것도 클럽하우스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정확한 정보, 나를 드러내지 않는 편안한 소통이 있다면, 사람들이 시간과 수고를 들여 그 곳을 찾아간다는 것도 증명했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SNS들이 얼마나 많은 피로감을 줬는지까지도 파헤쳤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유행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SNS를 운영하는 이들이 많다. 클럽하우스는 같은 관심사나 취미를 가진 이들, 비슷한 처지라 동병상련을 느끼는 이들이 모여 목소리로 정보를 주고받고 또 위로하는 ‘힐링 SNS’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기록이 남지 않으니, 남에게 보여주거나 들려줄 필요도, 유행에 뒤쳐질 우려도 없다.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당분간은 식지 않고, 되려 더 뜨거워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선할 점도 남길 것이다. 이미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먼저 소통과 어울리지 않는 ‘폐쇄성’과 ‘차별성’이 문제가 됐다. 소통하는데 초대장 유무, 특정 플랫폼 등 자격 제한이 왜 필요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들을 수 없는 청각 장애인, 말하기 어려운 언어 장애인은 음성으로만 이뤄지는 클럽하우스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실시간 자막, 수화 등 장애인을 위한 편의 기능을 클럽하우스측에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여러 곳에서 나올 때 생기는 독버섯 ‘혐오 스피치’를 어떻게 줄이는가도 숙제다. 이미 해외에서는 인종, 문화, 성적 취향을 차별하는 클럽하우스 방이 만들어져 여과 없이 혐오 스피치가 오가는 사건이 벌어졌었다. 녹음이 불가능해 사후 제재하기 어려우니, 예방이 최선이다.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는 것도 클럽하우스 개발진의 역할이다.

클럽하우스가 일으킨 돌풍은 더욱 거세질수도, 거짓말처럼 쪼그라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남긴 것과 남길 것은 명확하다. 클럽하우스의 장점만 즐기려면, 정보를 얻으려면, 마케팅 및 홍보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다면 그리고 SNS의 진화 양상이 궁금하다면 클럽하우스가 남긴 것과 남길 것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차주경 디지털문화팀장 racingc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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