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는 앞으로도 열정과 창의력을 갖춘 개발자와 함께 차기작을 개발하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신기술로 기존 지식재산권(IP)을 확대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게임 유형이 등장할 수도 있다. 가장 재미있고, 아름다운 게임이 향후 30년간 쏟아질 것이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임원진들이 블리자드의 진짜 전성기는 향후 30년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블리자드의 게임 개발 노하우와 각종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게임 개발자라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발전하는 게임 해상도나 그래픽 수준을 활용해 이용자 몰입도를 큰 폭으로 향상시켜 만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블리자드는 20일 행사 블리즈컨라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J 알렌 브랙 사장과 앨런 애드햄 선임 부사장 겸 공동 창립자가 참여해 블리자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알렌 브랙 사장(오른쪽), 애드햄 부사장 / 오시영 기자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알렌 브랙 사장(오른쪽), 애드햄 부사장 / 오시영 기자
블리자드 경영진이 향후 30년을 먼저 강조하고 나선것은 이날 행사가 블리자드의 과거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는 지적에 따른 발언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창립 30주년을 맞은 블리자드 행사에 미래를 보여줄 새 지식재산권(IP)이나 신작 공개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애드햄 부사장은 "지난 30년간 블리자드는 꾸준히 새 팀과 게임을 만들고, 새 세계관을 구축했다. 향후 30년도 이런 일을 할 것이다"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기대할 것이 많다. 블리자드의 진짜 전성기는 향후 30년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블리자드는 게임이 어느정도 준비됐다고 생각했을 때 이를 공개하는 철학이 있다"며 "새 IP 등 게임이 준비되는 대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알렌 브랙 사장은 "몇 년 전 연례행사인 블리즈컨을 개최하지 않는 대신 개발에 집중하고자 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많은 팬이 섭섭해했다. 이후 블리즈컨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개최하겠다고 결심했다"며 "게임 개발 사이클에 따라서 매년 블리즈컨에 말했다서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달라진다. 어떤 해는 공개할 것이 많고, 어떤 해는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렌 브랙 사장 / 오시영 기자
알렌 브랙 사장 / 오시영 기자
아래는 알렌 브랙 사장, 앨런 애드햄 부사장과 기자단이 나눈 질의응답이다.

―2010년대 후반부터 신작 발매 간격이 다소 길어지는 것 같다. 실제로 오버워치 이후 신작이 전무하다. 블리자드의 개발 인력 관리, 스케줄에 문제가 없는지 궁금하다.

애드햄 부사장 "블리자드가 초창기에 게임을 만들 때에는 게임을 완성하기까지 3~6개월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게임이 방대해지고 내용이 풍부해지면서 훨씬 많은 인력과 시간이 들게 됐다.

게임 하나를 출시하는 것은 여정의 출발점이다. 라이브 서비스 과정에서 콘텐츠를 꾸준히 추가하기 위해 많은 인력, 리소스를 투자해야 하므로 큰 도전과제라고 생각한다. 기존 게임의 성공을 지원하면서 새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므로 기대해달라."

―블리자드는 WoW에 이어 하스스톤의 클래식 모드를 출시했다. 클래식 아케이드 게임도 선보였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도 리마스터 게임이다. 과거와 미래를 계속 연결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향후 만나볼 수 있는 리마스터 게임도 있나?

알렌 브랙 사장 "과거 게임을 다시 선보이는 것은 이용자 요구에 따른 것이다. 회사 방침으로 향수를 자극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게임마다 배경이 있어서 만들게 됐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디아블로2는 블리자드가 만든 최고의 걸작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게임은 20년전에 출시된 게임이므로 최근 게이머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WoW 불타는 성전 클래식 등 과거 콘텐츠 관련 개발을 맡은 인력은 소수다. 대다수의 개발진은 새 확장팩, 콘텐츠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리마스터 게임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더 이상 리마스터할 게임은 없다."

앨런 애드햄 부사장 / 오시영 기자
앨런 애드햄 부사장 / 오시영 기자
―코로나19 탓에 게임 개발 과정에 차질이 있었나?

알렌 브랙 사장 "코로나19가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WoW 확장팩 개발 과정에서 예정된 출시일까지 품질, 완성도 면에서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탓에 팬이 실망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쉽지 않은 출시일 연기 결정을 내렸다. 결과적으로는 옳은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블리자드는 향후 30년에도 새 즐거움을 전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형태의 즐거움이 될지 설명해달라.

애드햄 부사장 "기술, 아트 영역은 물론, VR 같은 신기술과 관련한 흥미롭고 놀라운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본다. 30년 전에는 텍스트, 흑백 기반으로 게임을 만들었다. 미래 30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게임이 나올 것이다.

게임 해상도와 그래픽 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VR 등 기술로 현실감과 몰입감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가장 재미있고 아름다운 게임이 쏟아질 것을 기대한다."

―WoW 이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미래 계획에 MMORPG도 포함되어 있나.

알랜 브랙 사장 "블리자드 입사 전부터 MMORPG를 좋아했다. 입사 후에는 WoW를 담당하면서 20년 동안 이 장르를 개발했기 때문에 특히 애착이 간다. MMO 장르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모두가 모여 사는 소셜 기능을 담고 있어 앞으로도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