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게임법 개정안 ‘알권리 vs 영업비밀’

  •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입력 2021.02.22 10:44 | 수정 2021.02.22 10:47

    게임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논쟁이 뜨겁다. 확률형 아이템 때문이다. 게임업계와 이용자, 정부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2020년 12월 15일 발의된 게임법 전부 개정안에는 ▲등급분류 절차 간소화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해외게임사의 국내대리인 지정 ▲비영리 게임 등급분류면제 ▲중소 게임사 자금 지원 등의 내용을 담았다.
    쟁점이 된 부분은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다. 게임제작사업자 또는 게임배급업자가 게임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에 등급, 게임 내용정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 등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게임법 제2조에서 확률형 아이템이란 직·간접적으로 게임이용자가 유상으로 구매하는 게임아이템(유상으로 구매한 게임아이템과 무상으로 구매한 게임아이템을 결합하는 경우도 포함하며, 무상으로 구매한 게임아이템 간 결합은 제외한다) 중 구체적 종류, 효과 및 성능 등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개정법에서는 게임제작업자 또는 게임배급업자가 게임을 유통하거나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에 등급, 게임내용정보, 확률형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 및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표시하도록(안 제59조제1항) 규정했다.

    업계 시선은 불편하기만 하다. 한국 게임사와 해외 게임사 간 형평성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 표시가 자율 규제 하에서 이뤄지는 지금도 국내 게임사는 대부분 규제를 잘 지키지만 해외 게임사가 제대로 동참하지 않고 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 산하 자율규제평가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12월 자율규제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공시에 대한 국내 게임사 준수율은 99.9%에 달한 반면 해외 게임사는 60.4%에 불과했다.

    이 조항이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범한다는 비판도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법 개정안 관련 의견서를 문체위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제출했다. 협회는 의견서에서 "게임법 개정안은 산업 진흥 아닌 규제로 쏠렸다"면서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범하며, 실효가 없거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고사양 아이템을 일정 비율 미만으로 제한하는 등의 밸런스는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연구해야 하며 사업자들이 비밀로 관리하고 있는 대표적 영업비밀이다"라며 "확률정보를 모두 공개하게 해 영업비밀이라는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용자는 규제에 찬성한다. 지나친 확률형 아이템 남용으로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좋은 아이템의 경우 이것에 당첨될 확률이 지극히 낮아서 과도한 소비를 조장하거나, 확률형 아이템의 구성 비율과 나오는 확률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불신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게임업계는 "법적인 규제보다는 업체가 알아서 조치하는 자율규제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만 반복했다면서 자율규제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의된 게임법 전부 개정안이 17일 문체위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다만 전체회의 상정 후 2주 간의 숙려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정안은 이번 회기에서 법안소위 심사를 받진 않는다. 국회 본회의에 올라가려면 아직 시간이 남은 셈이다.

    쟁점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 및 종류별 공급 확률정보를 모두 공개하게 하는 것이 영업비밀 침해로 볼 수 있을지다. 이러한 부분이 게임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면 규제를 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다만 규제의 방법이 확률형 아이템 운영방식과 확률을 모두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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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서희 변호사는 법무법인 유한 바른에서 2011년부터 근무한 파트너 변호사다. 사법연수원 39기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동대학원 공정거래법을 전공했다. 현재 바른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정거래, 지적재산권 전문가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자문위원,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블록체인법학회 이사, 한국인공지능법학회 이사,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제1소위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