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넘어온 대웅·메디 공방전

입력 2021.02.22 18:45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간 미국 내 ‘보톡스 전쟁’이 일단락됐다. 다만 국내에서는 양사가 소송을 통해 시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면서 2차전이 전망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및 관련 기술 도용에 대한 공방전이 미국에서 국내로 넘어왔다. 아직 국내 공판에 대한 일정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누가 최종 승리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IT조선
양사의 국내 소송은 2017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이 우리 보툴리눔 균주와 영업비밀을 도용했다"고 국내 법원에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019년 1월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공식 제소했다. 우리 법원은 같은 쟁점의 미국 소송 결과를 참고한다는 취지에서 판결을 5년 가까이 미뤄왔다.

미국 ITC는 지난해 12월 최종판결에서 대웅제약이 균주로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도용했다고 보면서도, 균주 자체는 영업기밀이 아니라고 결론 지었다. ITC는 그러면서 대웅제약 나보타에 대한 수입금지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21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사실상 한 쪽의 승리를 확신하기 힘든 애매모호한 최종판결을 내놓은 셈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국내 소송을 통한 2차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웅제약은 ITC 판매 금지 판결이 옳지 않다는 점을 비롯해 그간의 오해를 낱낱히 증명한다는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균주 도용 여부를 증명해 손해배상을 받아내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다가오는 국내 소송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국내외 소송전으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탓에 실적에 타격을 입었고, 브랜드 공신력까지 일부 잃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승소를 통해 이를 메우기 위한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웅제약만 해도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9년 대비 62% 급감한 17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돼온 소송 비용 탓이다. 순이익과 매출도 나란히 감소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어준 메디톡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행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식약처는 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국내 판매 금지를 통보했다. 제품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금까지 밝혀진 메디톡스의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을 이어나가겠다"며 "빠른 시일 내 국내 민∙형사 재판에서 승소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메디톡스 측도 "ITC 최종판결에 채택된 증거들이 이미 국내 법원에 자료로 제출돼 있다"며 "2017년 제기돼 지지부진하던 국내 소송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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