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는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불이 났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세계 시장에서 판매한 8만1701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직접적인 원인을 배터리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사 결과 분리막 손상 문제를 결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24일 코나EV 등 현대차의 3개 차종 2만6699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자발적 리콜을 한다고 24일 밝혔다.

2020년형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 현대자동차
2020년형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 현대자동차
국토부는 현대차에서 제작·판매한 코나 전기차(OS EV) 등 3개 차종은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남경공장에서 초기 생산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2020년 10월부터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위적인 재현실험을 통해 대구 화재 영상과 동일한 상황을 구현했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 화재가 차량 배터리 셀에서 발생한 점, 수거된 차량 배터리 셀의 정렬이 불량했던 점 등을 이유로 배터리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결론내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나 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 시 BMS 충전맵의 오류를 발견한 상태다"라며 "이로 인해 급속 충전 시 리튬 부산물 석출을 증가시키는 등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추가 확인하겠다"라고 말했다.

코나 차량용 배터리를 납품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24일 국토부의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리콜 사유로 언급된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음극탭 접힘)은 국토부 발표대로 재현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며 "남경 현대차 전용 생산라인들의 양산 초기 문제로 이미 개선사항은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의 BMS 충전맵 오적용의 경우 당사가 제안한 급속충전 로직을 현대차에서 BMS에 잘못 적용한 것을 확인했다"며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관련 기관과 협조해 추가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한때 화재 원인 후보로 지목됐던 분리막 손상에 대해서는 "합동 조사단의 모사 실험 결과 화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코나 자발적 리콜 추가 실시와 관련해 원인 규명 등 조사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토부, 현대차와 함께 리콜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며 "아울러 제품 설계 단계부터 제조, 검사 등 모든 과정에서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이날 오후 2시 코나EV 등 리콜 관련 설명회를 통해 코나 EV를 비롯, 아이오닉 전기차와 전기버스 일렉시티 등 총 8만1701대를 세계에서 리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전량 교환 비용은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콜 대상은 현대차가 제작한 코나 EV 2만5083대, 아이오닉 EV 1314대, 전기버스 일렉시티 302대다. 해외에서는 코나 EV 5만597대, 아이오닉 EV 4402대, 일렉시티 3대 등 총 5만5002대로 글로벌 전체로 따지면 8만1701대다.

현대차는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분담률 등을 반영해 최종 품질비용을 산정할 예정이다. 해당 비용은 2020년 4분기 실적에 반영한다.

현대차는 "고객의 불편이 없도록 신속하게 시장 조치를 할 예정이다"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리콜은 배터리 자재 수급 일정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부품 수급 등 사전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코나 EV와 아이오닉 EV 고객이 화재 발생 가능성을 줄이려면 배터리 교체 전까지 기존 차량의 배터리 충전율을 90%로 조정해주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