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열풍에 비상장주식 플랫폼 급성장

입력 2021.02.26 06:00

비상장 주식을 다루는 플랫폼이 관련 접근성을 높이면서 이용자 몰이에 한창이다. 개인 투자자 열풍에 힘입어 주식과 가상화폐뿐 아니라 비상장주식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벤처 스타트업 성장세가 가팔라진 데다 유망 기업들이 상장을 예고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높다.

/ 아이클릭아트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 장외주식시장(K-OTC) 일평균 거래대금은 99억9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65억원)과 비교해 53.8%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거래대금도 역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비상장주식 거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작년부터 시작된 공모주 열풍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은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한데다 활황세를 보였다. 이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상장 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지분 확보를 위해 비상장주식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형 기업들이 상장을 예고한 상태다.

비상장주식거래 플랫폼으로 몰리는 개미들

비상장주식 거래 수요가 늘자 자연스레 사설 플랫폼으로 투자자가 몰린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3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9월 카카오게임즈 상장 당시 연중 최고치인 약11만9000명을 기록한 데 이어 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 피에스엑스가 작년 12월 선보인 ‘서울거래소 비상장’도 출시 두 달 만에 MAU 5만명을 기록했다.

이들 플랫폼은 거래 종목에 제한이 없는데다가 투자 결정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다. 일례로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경우 현재 5000개 이상의 종목 거래가 가능하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은 무료 수수료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두나무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 투자는 기업 가치나 재무상태에 대한 정보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에 깜깜이 투자 위험이 높았다"며 "대형 상장 이슈와 맞물려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비상장 주식 투자 활성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뜨는 시장, 투자 유치도 활발

벤처투자자도 관련 플랫폼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비상장주식 거래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만큼 기술력을 가진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은 작년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로부터 25억원을 투자 받았다. 이어 지난달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35억원의 시드투자 라운드를 마감했다.

비상장주식 플랫폼 ‘엔젤리그’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캡박스도 작년 더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또 올해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에 선정됐다. 엔젤리그는 공동구매 방식으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다.

더벤처스 관계자는 "유동성이 넘치는 시장 환경으로 인해 투자 수요가 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비상장 주식거래까지 주목받고 있다"며 "배달의민족, 쿠팡 등 스타트업의 대규모 엑시트 및 상장 사례가 나올수록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비상장 주식 거래 시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상장 주식에 비해 거래량이 많지 않아 기업가치가 왜곡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사한 상장사와 기업가치를 비교하거나 투자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또 투자 리스크를 고려해 분산·소액 투자해야 한다.

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는 "비상장주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 위험성을 간과하는 투자자도 부쩍 늘고 있다"며 "비상장주식 투자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익만을 쫓는 무분별한 투자는 자칫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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