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글 인앱 갑질, 韓 국회 숲을 못 본다

입력 2021.03.05 06:00

미국 애리조나 주 하원이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구글과 애플의 ‘갑질’을 막는 것이 골자다. 아직 상원 표결 등 절차가 남았지만 앱 개발사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인앱결제 문제를 크게 쟁점화했다는 평가다. 조지아주, 매사추세츠주 등도 입법을 추진하면서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몇몇 국회의원이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법안을 앞다퉈 발의했지만 국회는 결국 처리하지 못했다. 현재도 계류 중이다.

야당이 발목을 잡았다. 한미 간 통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다. 구글 편을 들어주는 꼴이다. 미국도 구글과 애플의 반독점 행위를 지적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주저할 필요는 없다.

단순히 수수료를 올리고 내리는 문제가 아니다. 국내 IT 생태계를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실태 조사 발표에 따르면 앱마켓 입점 업체 10곳 중 4곳이 구글과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로부터 불공정거래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중소 개발사는 물론 대형 IT 기업도 눈치를 보는 실정이다.

구글 정책 변경이 시행되는 10월까지 불과 7개월 남았다.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시간이 빠듯하다. 법안 처리가 무산되면 국내 개발사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하다. 국회의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여야 모두 사안의 중요성을 인정한 만큼 이제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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