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투자 수익, 소장기간·가격·거래 빈도와 비례할까?

  • 홍기훈 교수·박지혜 대표
    입력 2021.03.10 13:53

    최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화랑미술제가 열렸다. 폐막 후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다. 작품 판매액도 예년의 두배를 웃도는 72억원쯤으로 알려졌다.

    화랑미술제뿐이 아니다. 최근 한국 예술품 매매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 2월 서울옥션 경매 낙찰총액은 110억5860만원이었다. 2020년 3월 메이저 경매(49억9760만원), 2019년 3월 메이저 경매(58억3225만원)와 비교했을 때 금액이 훌쩍 늘었다.

    예술품은 필수재가 아니다. 하지만, 왜 이리 많은 이들이 예술품 구매에 열광하는가? 2019년 시장조사기업 딜로이트(Deloitte)와 아트택틱(ArtTactic)이 낸 보고서 ‘Art & Finance Report’에 따르면, 예술품을 오로지 투자 목적으로만 사는 이들의 비중은 전체의 10% 미만이다. 투자 목적이 아예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2019년 예술품 판매자 가운데 81%가 투자 목적을 포함해 예술품을 산다고 밝혔다. 수집가 가운데 65%도 투자 목적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예술품 수집가들은 투자 목적을 고려해 작품을 살 때 소장 기간과 작품 가격, 거래 빈도 등 세 요소를 눈여겨본다. 2019년 12월 씨티은행이 발간한 ‘The Global Art Market’ 보고서 역시 세 요소를 요인으로 보고 예술품 투자 수익률과 위험 정도를 산출했다.

    그렇기에 예술품 수집가 가운데 많은 이들이 예술품 투자 수익이 곧 소장 기간·작품 가격·거래 빈도에 비례한다고 믿는다. 비싼 예술품 투자가 안전하다 생각하고, 경매 거래 기록이 얼마나 많은지 주목한다.

    하지만, The Global Art Market 보고서의 분석 내용은 예술품 수집가의 믿음과는 사뭇 다르다. 2016년부터 3년간, 세계 주요 경매회사인 소더비·크리스티·필립스에서 재판매된 예술품 1만3000점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아래와 같다.

    먼저, 소장 기간과 예술품 투자 수익률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은 반비례했다. 평균 누적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은 소장기간이 5년 미만인 예술품이다. 6.48%로 평균(3.77%)을 웃도는 수치이다. 반면, 소장 기간 5년 미만 예술품은 표준편차(23.94%)도 매우 커 5년 이상 소장 예술품에 비해 손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두번째로 평균 누적 수익률(5.79%)이 가장 높은 것은 소장기간 50년 이상의 예술품이다. 손실 위험(표준편차, 2.98%) 또한 가장 낮았다. 종합해볼 때 최소 50년 이상 작품을 소장하는 것이 위험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두번째, 작품 가격과 수익률은 비례하지 않는다. 상위 0.25%에 속하는 1000만달러(112억원) 이상 가격대 예술품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2.52%다. 다른 가격대에 비해 낮다. 가격대가 높을 수록 위험 정도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위험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은 오히려 5만달러(5700만원) 미만 작품이었다. 하지만 가격 구간별 정도의 차이가 크지 않아 가격대가 낮을수록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다고는 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경매에서 자주 거래되는 예술품과 위험대비 수익률은 어떨까. 매년 재거래되는 작품의 수가 4점 이상인 작가의 작품 누적 평균 수익률은 5% 이상이었다. 반면, 1점 미만인 작가의 작품 누적 평균 수익률은 1.57%로 가장 낮다.

    하지만 거래 빈도수에 따른 위험의 정도는 차이가 없다. 즉, 매년 재거래 되는 작품 수가 1점 미만인 경우를 제외하면, 거래 빈도수에 따른 위험 대비 수익률의 차이가 크지 않다.

    씨티 은행의 자료를 요약하면, 예술품 투자 수익은 소장기간·작품가격·거래 빈도수와 비례하지 않는다.

    물론 씨티 은행이 활용한 데이터는 세계 예술품 거래 데이터로, 한국 예술품 거래 데이터와는 다를 것이다. 한국 시장에까지 일반화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시장의 일반적 견해와 데이터 분석 결과가 사뭇 다르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박지혜는 아트파이낸스그룹(Art Finance Group) 대표다. 우베멘토 Art Finance 팀장 역임 후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참여 및 아트펀드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술시장과 경매회사(2020년 출간 예정)』 (공동집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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