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슈퍼리치 저택] ⑤[르포] '지하만 4개층' 사생활 보호 방점 최태원 뉴하우스

  • 특별취재팀
    입력 2021.03.16 06:00

    내부엔 CCTV 없고, 와이파이도 이용 안 해
    미로 같은 지하, 작업자도 전화로 소통
    지하 4층, 지상 2층김희영 이사장과 거주 예상

    "인테리어 등 마무리 공사를 한참 진행하고 있습니다. 3월안에 마무리 될겁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로 55. 올 3월 대한민국의 대표적 재벌 가족들이 모여 사는 이 거리에 지하4층 지상 2층짜리 거대한 저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토지 대지면적은 969.9㎡(293평)며, 자택 연면적(건물 바닥 면적의 합)은 2110.94㎡(639평)다. 이 저택은 SK를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2016년 고 박성용 금호그룹 회장으로부터 구입해 2018년부터 4년에 걸친 극도의 보안속에서 지은 집이다.

    이태원 일대는 범 삼성가, 범 LG가, 금호그룹 등 대기업 총수와 그 가족들이 저택을 짓고 사는 대한민국의 전통 부촌이다. 현재 유엔빌리지에 사는 SK 최태원 회장이 새 저택을 지어 이태원으로 입성함에 따라 재계와 건축업계에서 IT 슈퍼리치인 최회장이 과연 어떤 집을 지었는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18년 작업을 시작해 최근 모습을 드러낸 서울 용산구 이태원 최회장 새 저택 모습. 최근 검은색의 대문이 세워졌다. 지하 4층, 지상 2층 구조이지만 외부에는 지상 2층만 보이도록 설계됐다. / IT조선
    특히 최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과 이혼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사실혼 관계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김이사장 사이에 낳은 자녀와 함께 거주할 것으로 알려져 이태원 새 저택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IT조선 취재진은 2018년부터 건축 현장과 고급 저택 건축 전문 업계를 입체적으로 장기 취재했다. 그동안 취재한 것을 종합하면, 최회장은 음악 애호가였던 박성용 전 금호그룹 회장이 지었던 집과 전혀 다른 색깔을 구현했다. 박회장은 집안에서 미니 음악회를 열 수 있는 공간을 중심에 놓을 정도로 개방성을 중시했다.

    이에 비해 최회장은 전혀 딴판이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조했다. 공사 관계자는 "외부에는 CCTV가 다수 보이지만 내부에는 CCTV를 단 한개도 달지 않았다"며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와이파이도 이용하지 않았으며, 자택에 별도의 중계기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일반 가정집에 사용하는 홈 사물인터넷(IoT) 기술도 채택하지 않았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등 IT슈퍼리치들이 자택에 디지털기기를 대거 들여놓은데 반해 최회장은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사생활 보호에 신경쓴 것으로 해석한다.

    집 구조도 일맥상통한다. 집 구조를 최대한 활용해 사생활 보호에 신경을 썼다. 언덕 경사를 이용해 지하를 4층까지 만들고 지상은 2층으로만 구성했다. 외부에서는 지상 2층만 보이고, 내부에서는 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큰 공간인 지하를 4층이나 판 것이다.

    매각 전 고 박성용 회장 저택(위)과 현 최회장 저택 모습 / 구글, IT조선
    지하 4개층은 정문 출입구에서 보면 지하처럼 보이지만 한강을 아래로 시원하게 보는 뷰를 갖고 있어 일단 집안으로 들어가면 외부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채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사 관계자는 "지하가 깊고 복잡해 내부에서 길을 잃을 걱정속에 공사하면서 서로 휴대전화로 소통할 정도"라면서 "자택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서 자세히 보면 전면에 성인 키 높이 만한 넓직한 창문이 설치돼 있으며 이 창문으로 오후 햇살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각 지하층은 널찍한 공간 곳곳에 기둥이 설치돼 있어 미로같은 느낌을 주며, 지하 깊숙한 곳으로 내려갈수록 햇빛이 직접 들어오지 않지만, 복도에 설치된 작은 조명을 이용해 내부를 밝게 구현했다고 한다.

    한남동 한눈에 보이는 옥상, 마당엔 나무로 포인트

    지상 2층은 계단을 오른 후 밑을 내려다보면 1층이 한 눈에 보이며, 2층 난간에는 허리까지 오는 유리벽이 둘러쳐 있다. 2층 구석에 있는 작은 다락방 천장에는 얼굴 크기만한 창문이 있어 채광이 잘 되도록 설계했다.

    2층 위 저택의 옥상에서는 한남동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마당을 따라 안쪽까지 걸으면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이 설치돼 있다. 그 옆엔 나무 5그루 이상이 심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 내부 규모와 비교해 1층 마당은 약간 좁은 편이고, 나무를 보면서 마당을 돌면 집의 앞면을 감상할 수 있다.

    최태원 회장 저택 건설 모습. ①은 2019년 1월 지하 공사에 투입된 건설 중장비가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②은 같은해 11월 중장비가 무거운 공사 자재를 옮기고 있다. / IT조선
    ③은 2020년 2월 저택 지상 공사를 위해 타워크레인이 서 있다. ④은 최회장 저택 마당에 심을 고급 나무를 탑재한 트럭의 모습(2020년 12월) ⑤은 집 앞 도로를 다지는 모습(2021년 1월) / IT조선
    시공은 이안알앤씨 맡아

    연면적 2110.94㎡(639평)인 최회장 저택 시공은 이안알앤씨(EANRNC)가 맡았다. 굵직한 사업을 여럿 시공해 슈퍼리치 사이에서는 꽤나 인지도가 높은 곳이다. 고급 주택 전문으로 가격 20억~300억원인 고급 주택과 빌딩 프로젝트 150여 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청담동 명품거리 매장 중 구찌·셀린느·코스·샤넬 등 건물도 지은 걸로 유명하다. 대림산업 출신 김종규 이안알앤씨 대표가 이끌며 직원 92명 가운데 기술 인력이 82명에 달한다.

    특별취재팀 itch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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