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가 뭐길래…작품 하나로 785억원 '잭팟'

입력 2021.03.15 17:48 | 수정 2021.03.15 19:30

NFT로 판매한 작품 하나로 785억원을 거머쥔 예술가가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각),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이 만든 수백 개의 이미지로 구성된 디지털 작품 ‘매일:첫 5000일(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이 권위 있는 크리스티 경매에서 6930만달러(약 785억원)에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메타코빈에게 판매된 이 작품은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로 판매됐다. NFT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와 동일한 원칙을 사용하는 기술이다.


비플의 작품 ‘매일:첫 5000일(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 / 비플 인스타그램
비플이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하는 마이크 윈켈만(Mike Winkelmann)은 이 작품이 2007년 5월 1일부터 2021년 1월 7일까지 있었던 자신의 일상을 다룬 하나의 거대한 이미지라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개했다. 이 작품은 예술계 거인 제프 쿤스(Jeff Koons)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작품에 이어 3번째로 고가에 팔렸다. 다만 비플의 작품은 쿤스의 풍선 강아지나 호크니의 아크릴 풍경화와 다르게 디지털 작품이다.

NFT는 무엇인가

NFT는 디지털 암호화 자산의 한 유형으로 노래, 비디오 게임 또는 단순한 이미지 등 모든 디지털 파일의 특정 버전을 나타낸다. 비트코인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기술을 사용해 NFT를 민트(주조)할 수 있으며, 소유자를 제외한 누구도 변경할 수 없게 전 세계 수천 대의 컴퓨터에 소유권 기록을 만든다.

NFT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소유자가 디지털 파일의 원본 또는 ‘실제’ 버전을 소유했다는 사실만으로 가치가 있다. NFT는 디지털 마켓 플레이스에서 거래되지만, 비트코인이나 다른 토큰과 달리 개별적으로 고유하다. 비트코인처럼 정해진 수만큼 발행되는 것이 아니란 의미다. 그런 의미로 비트코인과 다른 독특한 자산이다.

NFT에 쏠린 시선

NFT는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다. 2017년 캐나다의 디퍼랩스는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라는 게임을 출시했다. 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블록체인 원장에 있는 한 종류의 애니메이션 고양이를 사고 거래할 수 있다. 크립토키티는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와 같은 최고의 벤처캐피털 회사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몇몇 고양이들은 10만달러(약 1억1400만원) 이상에 팔리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농구협회는 디퍼랩스와 제휴해 유명 농구 선수들의 클립과 이미지를 NFT로 판매하기 시작해 2월 말까지 2억3000만달러(약2617억원) 이상을 벌었다. 2월 중순에 인터넷 밈으로 유명한 얀캣의 카피가 60만달러(6억8200만원)에 팔리면서 예술가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비플 경매의 발판이 됐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탄력받았다. 최근 비트코인이 7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했다. 골드만 삭스와 테슬라의 투자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트라우트맨 페퍼 로펌의 기술 및 블록체인 파트너인 조 과글리아도(Joe Guagliardo)는 NFT가 물리적 자산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가치를 증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세계에서도 다르지 않다"며 "참신함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는 것 같다. 새롭다"고 말했다.

잭 도시 트위터 CEO가 NFT로 그의 첫 트윗을 판매한 것처럼 유명인사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잭 도시의 2006년 3월 21일의 트윗은 "그냥 내 twttr 설정(just setting up my twttr)"이라고 적혀 있을 뿐인데, 이 트윗 사본을 소유하기 위한 입찰가는 최대 250만달러(28억4000만원)다.

가수 그라임스(Grimes)는 NFT 마켓 플레이스인 니프티 게이트웨이(Nifty Gateway)에 총 600만달러(약 68억1400만원)에 여러 디지털 아트 워크를 판매했다. 록 밴드 킹스 오브 리온(Kings of Leon)도 최신 앨범을 NFT로 판매해 200만달러(약 22억7000만원)를 벌었다.

NFT도 블록체인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컴퓨팅 프로세스를 다량 소모하는 것처럼 전력을 많이 사용한다. 최근 NFT의 인기가 급증하면서 이 문제는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7년 워싱턴포스트(WP)에 비트코인이 1~4기가와트(약 1~3기가)의 전기를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으로는 NFT로 엄청난 자금이 유입되면서 투기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아티스트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술품 수집가나 벤처 투자자의 합류는 NFT 열풍에 탄력을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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