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시대 온다] ⑦비대면 덕에 지방 부업자 확 늘어

입력 2021.03.16 06:00

일본에서의 부업은 이미 일반적인 사회현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정부는 법까지 고쳐가며 직장인의 부업을 장려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18년 1월 부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던 기존 노동법을 개정해 노동자가 근무시간 외 다른 회사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부업에 소극적으로 접근하던 일본 정부와 기업이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은 만성적인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도쿄 등 대도시에서 시작된 인재 부족 현상은 지방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더했다.

하지만 지방 중소기업은 부업인구 증가로 인재 영입의 기회를 맞았다. 재택근무 등 비대면 업무 확대가 대도시 젊은 인재의 지방 기업 부업 참여로 이어졌다.

일본경제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도쿄 등 대도시에서 근무하면서 원격 비대면 방식으로 지방 기업에서 부업을 하는 인구가 증가세다. 일본 정부가 2020년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재택근무 등 비대면 업무 경험자 46.3%가 부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수도권인 도쿄23구 내에 위치한 기업의 재택근무 도입율은 지방기업 대비 3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도시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에 허비되던 시간을 부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진 것이다.

도시 거주 부업인재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선 나카우라야. / 다이아몬드
지방 중소기업은 부업 참가 인재를 통해 기존 노동자를 통해 확보할 수 없었던 정보와 노하우를 습득한다. 이는 대도시 부업 인재들을 모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물 중 하나다.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에 위치한 화과자 전문점 나카우라야는 도시 부업 인재를 비대면으로 모집해 경영난 극복에 나선 케이스다. 올해로 창업 111년째를 맞이한 나카우라야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5월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0%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는 경영난 극복을 위해 지방정부와 리쿠르트캐리어 등 현지 업체의 도움을 받아 5명의 부업 참가자를 온라인으로 모집한 뒤 신제품 판촉 과제를 맡겼다.

디지털 마케팅과 e커머스 경력자들로 구성된 부업 인재들은 워크샵을 통해 계획을 세우고 e커머스와 SNS를 중심으로 상품 판촉에 나섰다. 이들 부업 참가자들은 올해 4월까지 e커머스를 통해 월 150만엔(1550만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나카우라 마사카즈 나카우라야 대표는 ‘다이아몬드’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전에는 상품을 페이지에 올리는 것에서 그쳤지만 부업 인재로 구성된 프로젝트는 고객층을 파악하고 실적을 분석하는 등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에 신선함을 느꼈다"며 "도쿄로부터 영입한 부업인재를 통해 얻은 데이터와 노하우가 경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나카우라 대표는 기존 직원들과 외부 부업 인재와의 업무 마찰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e커머스 운영 등 기존 맨파워로는 진행할 수 없던 일이었기 때문에 직원들도 이에 납득하고 부업 인재들에게 협조했다"라고 전했다.

현지 매체 글로벌미션타임즈에 따르면 대도시 직장인이 지방기업 부업을 통해 얻는 수익은 월 3만(31만원)~10만엔(103만원)쯤이다. 비대면 업무는 월평균 1~4회이며, 업무는 이메일 혹은 화상회의로 진행된다.

그리 많지 않은 보수에도 부업 수요가 높은 이유는 부업 참가자 대부분이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가 토시키 리쿠르트캐리어 인턴십 책임자는 "지방기업 부업에 참가하는 대도시 직장인은 본업을 통해 기본적인 생활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업무 스킬을 높일 수 있는 ‘경험'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방에 거주하는 일본인 중 대도시에 위치한 대기업에서 부업으로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 정부 역시 부업을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성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방 기업 이직에 관심을 보인 직장인은 48%, 지방 중소기업 부업 경험을 거친 뒤 해당 지역으로 이주 가능성이 있는 직장인은 70.7%로 나타났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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