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이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으로 ‘혈맹’을 맺었다. 양사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최강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16일 오전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양사 주요 관계자가 만나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7일에는 이마트의 자사주 1500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000억원과 상호 지분을 교환한다.

왼쪽부터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 네이버
왼쪽부터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 네이버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이번 협약으로 온∙오프라인 커머스 영역 확대, 물류 경쟁력 강화,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셀러 성장 등 유통산업 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실험에 돌입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의 이용자 수는 각각 2000만명과 5400만명에 달한다. 판매자 수도 45만명이다. 이마트의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 3곳, 7300여개의 지역 거점을 활용해 물류 경쟁력도 강화할 전망이다.

우선 물류 역량 시너지를 확대한다. 이마트의 물류 인프라와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와 기술력 등을 더해 전국 단위 풀필먼트와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각사의 협력을 통해 당일 배송은 물론 2~3시간 배송 서비스 등 최적의 배송 서비스 구현을 위해 논의 중이다. 이를 위해 공동 투자도 검토할 계획이다.

명품 카테고리도 강화한다. 신세계백화점이 보유한 패션·뷰티 명품 브랜드와 상품 기획력을 네이버 플랫폼과 결합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제품 런칭 쇼, 독점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역량을 활용해 온라인 명품관을 구축하고 1:1 퍼스널 쇼퍼 서비스, 백화점 멤버십과 연계한 프리미엄 배송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새로운 리테일테크 구현을 위해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신세계그룹 사업장에 도입한다. ▲네이버페이, 스마트 지도 서비스, 영수증 리뷰 등을 활용한 온라인 이용자의 오프라인 매장 유입 ▲네이버 스마트주문 확대 ▲AI 상품 추천을 결합한 대형매장 실내 AR 내비게이션 ▲네이버랩스의 기술을 활용한 길 안내, 주차 정산, 짐 들어 주기 등의 로봇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구상 중이다.

이밖에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신세계 포인트’ 통합 혜택도 협의 중이다. 전국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네이버페이 사용·적립,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대상 무료 배송 프로모션 등을 통해 혜택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자 최고의 역량을 보유한 네이버와 신세계의 협력인만큼 이용자나 판매자 모두 지금까지 상상하기 어려웠던 쇼핑 경험과 다양한 커머스 비즈니스 기회를 기대해봐도 좋다"며 "동네시장과 대형마트가 양립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는 협력사례를 선보이고 다양한 분야의 SME들과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