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 SK텔레콤이 참가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 SK텔레콤·카카오·롯데·MBK가 참여를 확정했다.

이베이 인수자로 새로 이름이 거론된 업체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이 이베이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1위 자리로 오를 수 있다. 회사측은 이번 인수전 참여가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 시장 점유율은 6%(거래액 기준 점유율 추정치), 이베이코리아는 12%로 두 업체를 합하면 네이버(17%), 쿠팡(13%)보다 높은 18%를 기록하게 된다. 현재 연거래액 기준 국내 e커머스 1·2위는 네이버쇼핑(26조8000억원)과 쿠팡(20조9000억원)이다.

SK텔레콤은 최근 '탈통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무선사업 매출 성장은 둔화되는 반면, e커머스 등 비통신 신사업 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11번가와 SK스토아 등 SK텔레콤의 커머스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8142억원을, 영업이익은 110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2020년 11월 미국 아마존으로부터 11번가에 3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받으며 아마존과 함께 국내 e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11번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회사 전자상거래 부문을 5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물론 11번가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베이 예비 입찰에 참여한 카카오도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카카오는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이 최대 무기다. 회사에 따르면 카카오톡 글로벌 월간 사용자 수는 지난해 2분기 기준 52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는 최근 핵심 유통처로 평가받는 선물하기와 라이브커머스로 e커머스 시장을 흔들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는 카카오 입장에서도 이베이는 매력적인 매물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예비입찰을 넘어 본입찰까지 인수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비입찰 단계는 구속력이 없는 인수 후보자 선정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