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 하이퍼커넥트의 2조원 규모 매각 등 국내 스타트업이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도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한다. 하지만 단순 투자를 넘어 의미있는 성과를 내려면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발표하고 있다. /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발표하고 있다. /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17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출범 7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 속도에 비해 대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성과가 부족한 상황이다"며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해서다. 대기업 담당자들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스타트업과 담당 부서를 연결하는 영업사원 역할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기업은 단순히 수익을 얻기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게 아니다. 전략적 투자의 최종 목적은 비즈니스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약한 측면이 있다"며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대기업 오픈 이노베이션 담당자나 핵심 구성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했다.

최 센터장은 올해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추진할 주요 과제로 ‘기업과 스타트업 간 연결’을 꼽았다. 스타트업에 대한 기업의 전략적 투자가 결실을 맺으려면 단순 지원을 넘어 협업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연구 기능도 강화한다. 기업을 포함해 투자자, 정부, 미디어 등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체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특히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인공지능(AI) 분야 연구를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스타트업 관련 정책과 규제 연구도 이어간다.

최 센터장은 "많은 기업이 기술 개발, 사업적 측면에서 AI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AI 윤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스타트업이 ESG와 AI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미리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관련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했다.

아울러 해외 커뮤니티도 확대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그간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아시아의 한국인’ 등의 행사를 통해 국내외 네트워크를 형성해왔다. 올해는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지로 연결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 센터장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해 관계에 얽히지 않은, 균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열린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스타트업 생태계의 주요 주체들이 협업하고 교류하는 열린 장이 되겠다"고 했다.

2014년 출범한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지원한다. 네이버가 100억원의 출연금을 기부해 발족한 사단법인이다. 임정욱 현 벤처캐피털 TBT 공동대표가 초대 센터장을 맡았고 이어 지난해 9월 최항집 센터장이 선임됐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