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서비스가 대세다. IT, 유통, 제조 등 다양한 업계가 앞다퉈 뛰어든다. 구독 경제는 세계적인 흐름일 뿐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망한 사업모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구독 경제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전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왼쪽부터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국장,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 교수, 박춘화 꾸까 대표, 손승우 중앙대학교 교수 /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왼쪽부터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국장,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 교수, 박춘화 꾸까 대표, 손승우 중앙대학교 교수 /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19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굿인터넷클럽에서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초기 단계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구독 범위가 소비재를 넘어 비내구재, B2B로 확장되고 있고 참여 기업도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구독 비즈니스가 유망모델로 주목받다보니 차별성 없는 서비스로 진입하면서 단순히 가격 경쟁에만 집중하는 양상도 보인다"며 "건전한 구독 경제 생태계를 구성하려면 다양한 혁신 모델이 나와야 하고 그래야 한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 교수도 "우리나라 대기업이 구독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상상력이 부족해서다"며 "보통 그룹사에 있는 멤버십을 모아 혜택을 주는 수준에 그치는 데 이를 넘어 회사 밖에 있는 걸 가져와서 시너지 내는 습관이 필요하다. 초기 단계에는 모객이 가능할 지라도 이후에는 차별성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했다.

구독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신설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근 정부 부처와 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구독 서비스를 규제하는 법안을 쏟아내는데 이로 인해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초기 단계인만큼 규제보다 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춘화 꾸까 대표는 "구독 경제가 트렌드라고 하는 얘기는 그만큼 아직 대중화가 안됐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좀 더 많은 사례가 생기길 바라며, 아직 어린 아이인 구독 산업에 많은 규제를 하는 건 시기상 좋지 않다"고 했다.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국장은 "구독 서비스와 관련해 결제제대행업체(PG)에게 구독서비스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규제 방식이나 내용면에서 문제가 많다"며 "각 정부부처마다 구독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신규 사업을 진흥하는 차원이 아니라 규제 관할 확보에 쏠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전호겸 교수는 "구독 서비스 시장이 더욱 성장하면 지금과는 또 다른 판이한 세상이 올 거다"며 "일부 기업이 먼저 선점하면 나머지 기업은 차지하기 힘든 구조가 될 것인 만큼 정부와 사회가 다가올 구독 경제 시대에 전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