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을 공식 승인했다. 시장 변화에 맞춰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제 77회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는 송호성 기아 사장 / 기아
제 77회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는 송호성 기아 사장 / 기아
22일 기아는 제 77회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정관 일부 변경 등 안건 표결을 진행했다. 이 중 정관 일부 변경 안건에서는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였던 기존 명칭을 ‘기아 주식회사’로 변경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기아의 사명 변경의 의미는 크다. 기아가 완성차 기업으로서 면모 외에도 시장 변화에 맞춰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공식 선언을 한 셈이어서다. 기아는 2020년 7월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드42와 협력관계를 체결하고, 모빌리티 전문기업인 ‘퍼플엠’을 설립하는 등 일찌감치 모빌리티 분야 진출을 준비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아는 2021년 대대적 변화를 대내외에 선포하며 브랜드 재탄생을 알렸다"며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곧 업(業)의 확장을 의미하며, 차량 제조와 판매를 넘어 고객에게 혁신적인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기아는 사명 변경에 발 맞춰 앞으로 미래전략인 플랜S(Plan S)의 실행력을 제고하고 적극적인 미래 사업 전환에 나선다. 시작은 7월 출시를 예정한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성공적인 출시다.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 브랜드를 처음 인식시키는 선봉장인 만큼 기아 미래차 사업에 중대한 마중물 역할을 맡는다.

모빌리티 플랫폼 확장에도 나선다. 목적기반 모빌리티(PBV·Purpose Built Vehicle)사업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과 독자 플랫폼 개발에 돌입한다. 기아는 모빌리티 사업과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PBV는 용도와 목적에 따라 사용형태와 기능이 변하는 친환경 모빌리티 개념이다. 자동차 등 모빌리티 이용 중 여가와 식사 등 다양한 삶의 형태를 누릴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기아는 2020년 미국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PBV 사업에 대한 계획과 비전을 일부 공개한 바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생산성 제고와 고정비 절감에 나선다. 전기차 가격 경쟁에 맞춰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수준의 전기차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국내 및 선진 시장에서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며 "전기차를 활용한 기아만의 차별화된 모빌리티 서비스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