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의 열풍이 거세다. 2017년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키티’로 알려진 후, NFT는 급성장했다. 2018년 4096만달러(464억원)쯤이었던 NFT 적용 자산 규모는 2020년 3억4000만달러(3854억원)로 무려 10배쯤이나 커졌다. 2021년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한다.
NFT 열풍이 미술계에도 불어닥쳤다. 최근 크리스티 뉴욕 온라인 경매에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작품이 6934만달러(786억원)에 낙찰됐다. 무명 작가였던 그가 단숨에 ‘생존 작가 중 세계 경매 최고가 기록을 보유한 작가 랭킹 3위’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일론 머스크의 아내이자 가수인 그라임스도 디지털 작품을 NFT화했다. 단 20분만에 65억원, 비싼 금액에 작품을 팔았다.
NFT열풍은 한국에서도 불고 있다. 한국 NFT 미술품 경매를 기획한 피카 프로젝트는 마리킴 작가의 작품이 작가 생애 최고가인 288이더리움(당일 시세로 6억원쯤)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국내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도 올해 3분기부터 자회사 서울옥션블루를 통해 NFT 거래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술계에서 NFT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예술품 ‘진품 인증서’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매년 이우환, 천경자 등 예술가들의 위작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 때 위작 구분 및 유통 방지를 NFT가 해결할 수 있다. NFT에는 고유한 인식 값과 작품의 소유권, 거래 이력이 명시되는 덕분이다. 예술품을 디지털화할 수 있다면, 이를 손쉽게 NFT에 연결하고 판매할 수 있다.
NFT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면, 더 많은 예술품을 시장에 손쉽게 공급하고 거래할 수 있다. 이 때 투명성·신뢰성·희소성도 인정 받는다. 세계의 NFT 열풍으로, 많은 이들이 예술품 투자 및 예술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만큼 시장 발전에 좋은 현상이라 본다.
하지만, 앞으로의 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NFT는 과연 대체 불가한 토큰인가’라는 질문이다.
세상에 완벽한 암호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각에서 현존 암호화폐 거래소 96% 이상이 해킹에 무방비한 상태라 보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7000만원을 돌파하면서, 많은 이들이 ‘암호화폐 보험’에 관심을 갖는다. 해킹 가능성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예술품 진품 인증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NFT마저 해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암호화폐가 그랬듯, NFT 해킹 및 무단복제는 시간 문제다. 예술품을 실물 거래하는 경우 이 작품이 위작인지 진작인지 탄소 측정법 등으로 판가름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파일은 원본과 복사본의 차이가 아예 없다. 진품 인증서 자체가 복제되니 진품 인증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모든 투자에 있어 선택과 책임은 투자자의 몫이다. 지금 예술계에서 부는 NFT 열풍에 휩쓸려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투자를 하려면 지금의 유행만 따르지 말고, 충분한 정보 습득과 교육을 통해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박지혜는 아트파이낸스그룹(Art Finance Group) 대표다. 우베멘토 Art Finance 팀장 역임 후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참여 및 아트펀드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술시장과 경매회사(2020년 출간 예정)』 (공동집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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