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추락하는 日 국민 메신저 라인
두 번의 고배, 성공하나 했는데…라인 사태로 또 빨간불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내에서는 이로 인해 라인이 신뢰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 일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 / 네이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 / 네이버
25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중앙정부 일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라인 이용을 중단키로 했다. 또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라인 모기업인에 Z홀딩스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후 법령 위반이 발견될 경우 행정 처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는 라인에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이 앞다퉈 라인에 있는 이용자 개인 정보에 중국 회사 직원이 접근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다가 라인 이용자끼리 주고받은 대화 서비스의 모든 사진과 동영상이 한국에 있는 서버에 보관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사장은 23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 보관 중인 일본 이용자 데이터를 올해 9월까지 모두 일본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다만 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세번째 도전, 성공하나 했는데

라인의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면서 네이버의 일본 사업도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네이버는 라인과 야후재팬의 합작법인 출범을 계기로 본격적인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메신저 라인과 포털 야후재팬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미야우치 켄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공동 대표직을 맡아 직접 경영도 이끈다.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 GIO를 맡아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실어 왔다. 앞서 2000년과 2009년 일본 검색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합작법인을 발판 삼아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선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스마트스토어 플랫폼 솔루션을 일본 시장에 출시한다. 수억명의 일본 이용자들에게 커머스 기술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기대다.

하지만 이번 라인 사태가 Z홀딩스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당국의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이번 논란에 대해 "일부 정부 기관과 자치단체가 라인 사용을 중단하고 나섰다"며 "이같은 반발로 Z홀딩스가 합병 후 첫 번째 시험대 올랐다"고 평가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한국 서비스 그대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라인 등 일본 서비스에 기술 플랫폼에 제공함으로써 현지화하는 전략을 편다"며 "일본 이용자들이 개인정보가 외국에 저장된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회사도 분명히 이런 움직임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발 빠른 대응으로 일본 여론 악화 막기 분주

실제 라인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라인은 개인정보보호 관련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한국과 중국 등 외국에서의 데이터 접근을 막고 특별위원회도 설립키로 했다. 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돼 라인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검증한다.

라인 관계자는 "일본 지자체가 900여곳 되는데 현재 이용 중단을 발표한 건 2곳 정도며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위원회 결성하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대책을 발표한 상황이다"고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본 사업 전망을 묻는 말에 "이번 건에 대해서는 아직 답변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