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2021] 토종 클라우드 키우려면 경쟁환경 필요

입력 2021.03.25 22:58

국내 클라우드 성장과 취약점 보완을 위해 외산 클라우드와 직접 부딪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공공 분야 클라우드는 외산 도입 여부를 놓고 첨예한 대립 의견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국내 클라우드의 진정한 질적 성장을 위해 디지털 무역 장벽 등 보호를 통해 경쟁력 확보 때까지 외산의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과도한 보호 대신 경쟁을 장려할 수 있는 방안을 통해 자립력을 키울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왼쪽부터 김은주 NIA 단장·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최경진 가천대 교수·정우진 디지털엑스원 대표·주영섭 고려대 교수 / IT조선
IT조선은 25일 ‘클라우드 2021’을 맞아 국내 클라우드 전문가와 함께 ‘공공 분야 클라우드 시장과 외산 서비스'를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에서는 국내 클라우드 산업 전문가들이 ‘국내 클라우드가 외산 클라우드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공공분야 클라우드 시장을 무대로 국내 클라우드와 외산 클라우드의 발전 양상과 차이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이번 토론회 좌장은 주영섭 고려대학교 공과대학원 석좌교수가 맡았다. 김은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단장이 발제를 진행했다. 이외에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정우진 디지털엑스원 대표▲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주영섭 교수는 ‘외산 클라우드와 비교한 국내 클라우드 기업 관련 경쟁력'에 대한 얘기를 화두로 던졌다. 정우진 디지털 엑스원 대표가 주 교수의 질문에 대한 첫번째 발언자로 응답했다.

정 대표는 "클라우드 경쟁력을 평가하는 것에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혁신 서비스의 정도 혹은 이용자에 필요한 기능이 클라우드 내 얼마나 완성됐는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며 "국산 클라우드 기능은 외산 클라우드 수준에 많이 근접한 상태이며, Iaas(서버·스토리지 등 인프라 자원 서비스)에서 집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졌고, 데이터 베이스나 플랫폼 솔루션 분야에서도 근접하게 따라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은주 단장은 "국내 클라우드가 외산 대비 경쟁력을 보유했으나, 서비스 다양성 분야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시장의 요구가 다양하지 못하다보니 서비스가 태동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국내 클라우드의 경우 시장의 요구가 특정 분야에 국한되다 보니 클라우드 기업도 실험적인 서비스 개설에 의지를 느끼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김 단장은 "공공시장을 개방하면서 국내 클라우드를 다각적인 서비스에 활용하면 국내 클라우드도 이에 부응해 서비스 다양성에 대한 경쟁력을 보유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발언한 최경진 교수는 반드시 국산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이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은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외산 클라우드가 보유한 우수한 서비스를 받아들여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경쟁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국내 클라우드가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공공분야를 상대로 진행한 외산과 국산 클라우드에 대한 선호 조사에서 외산 클라우드를 더 쓰고 싶어하는 응답자도 많았다"며 "공공분야에서 외신 클라우드에 대한 잠재적 수요나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클라우드의 경쟁력을 만들고 싶다면 정부가 일부러 디지털 무역 장벽을 마련하는 것 옳지 않다"면서도 "이용자나 소비자 이슈 등 경쟁환경을 저해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은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단장·주영섭 고려대 공과대학 석좌교수·정우진 디지털엑스원 대표 / IT조선
이어진 질문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 주권'에 관한 주제였다. 외산 클라우드의 국내와 공공분야 진출에 맞서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데이터 주권을 지킬 수 있는 방법과 육성방안에 대한 답변이 오갔다.

정우진 디지털엑스원 대표는 클라우드 플랫폼 활용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클라우드 활용 방안을 사례로 제시했는데 클라우드를 단순 운영하는 것과 클라우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클라우드 활용 능력 증가 방안으로 ‘멀티-하이브리드 전략'을 강조했다. 멀티-하이브리드 전략은 국내 클라우드가 경쟁력을 가져야하는 분야에는 국내 클라우드를 중용하되, 아직 국내 클라우드의 개척이 이루어지지 않은 분야는 외산 클라우드를 기용해 성장 가능한 토대를 갖추는 전략이다.

김은주 단장 역시 "외국에서 클라우드 퍼스트를 시작한 2012년에서 5년 뒤에 등장한 2번째 화두는 ‘클라우드의 똑똑한 활용'이었다"며 "클라우드를 위한 클라우드 사용대신 공공부문에서 클라우드를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해력이나 능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상 센터장은 클라우드가 결국 인간 사고와 혁신을 요구하는 분야이기에 정부차원에서 계획경제를 통해 성장시키는 것은 어려우며, 성장을 위해선 경쟁환경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3차에 걸쳐 클라우드 진흥법을 진행중이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내 클라우드에 경쟁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등한시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왼쪽)와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 / IT조선
다음 질문의 주제인 국내 클라우드의 경쟁과 이용자 보호 등을 지킨 건전한 성장 방향에 대한 질문이었고, 그 첫 대답은 최경진 교수가 했다.

최경진 교수는 "우리나라는 공공분야에 대한 민간참여를 장려함으로써 산업을 발전시켜온 경향이 있다"며 "이런 방법을 선례로 활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선구적인 시스템 대비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서 공공기관 내 클라우드 활용이나 도입이 어려운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내 구조·분위기적 문제로 인해 실제 현장에 대한 적용이나 도입된 시스템에 비해 최적화된 활용이 어려웠다는 의견으로 풀이된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변화의 흐름이 포착되고 있는 점은 다행이며 가이드라인 제정이나 디지털 서비스 계약 제도 등 전반적인 변화의 지속으로 업무환경의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이 또 다른 경쟁력을 조명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정우진 대표는 "외산 클라우드의 경우 삼성 등 국내 반도체를 주요 부품으로 상당수 활용하고 있다"며 "외산 클라우드를 구성하는 부품 파트에 국내기업이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클라우드 산업 내 경쟁력 외에도 클라우드 산업을 구성하는 부품과 데이터 센터 등 다양한 연관 산업을 보고 경쟁력을 판단하는 다각적인 시선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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